트럼프 ‘북한 완전 파괴’발언 논란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북 경고 발언이 전면전까지 예고하는 역대 최고 수위인 데다 발언 장소도 전 세계 정상급 대표들이 참석한 유엔(UN) 총회였다는 점에서 충격파는 더욱 강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이번 발언은 미리 준비한 연설을 통해서 나왔고, 분명히 사전에 예고돼 있었다"면서 기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연설이나 트위터 발언과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기존 외교안보 라인들의 군사 옵션 사용 언급의 연장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2500만명이나 되는 주민이 살고 있는 북한을 지도에서 없애버릴 수 있다는 위협을 가한 점에서 기존 '불길과 분노' 발언과도 차원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자살 행위를 경고한 대목은 연설 직전 별도로 추가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파괴' 발언을 할 당시 유엔 총회장의 외교관들조차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자신의 지지 기반인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정치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야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발언에 대해 "우리는 북한 지도자가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종류의 표현은 위험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협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할뿐더러 우리 동맹국들을 결집시킬 수 없으며 국제적 리더십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CNN과 한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엄청난 희생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역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표현에 대해서도 "단어를 써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총회장 맨 앞줄 좌석을 배정받은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순서가 되자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총회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자 대사는 NBC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했다"고 말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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