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은행 수익성 악화 부추겨

일본은행(BOJ)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하면 은행 간 경쟁심화와 예금금리의 하방경직성 등으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8일 공개한 '금리와 은행 수익성 간의 관계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및 일본의 중앙은행이 최근 몇 년 동안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유지 중인데 이로 인해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악화되는 등 시중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보완과 자국통화 강세 압력에 대한 대응 등을 목적으로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한 바 있다.

보고서는 정책금리가 마이너스로 인하되더라도 수익성 악화 우려로 은행들이 여수신금리를 충분히 인하하지 못할 경우 마이너스 정책금리가 의도했던 금리경로상의 파급효과가 발휘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인한 은행의 수익성 변화와 이에 따른 금리경로상 파급효과에 나타나는 변화는 정책금리 변경의 효과성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인 만큼 이에 대해 연구할 필요성에 의해 보고서는 작성됐다.

보고서는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 예금금리에 대한 하방경직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하방경직성은 은행 이자가 마이너스가 되면 예금자가 은행에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어지게 돼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기 쉽지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예대갭 관리 비용이 커지고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예대갭 관리비용은 은행이 자금운용 과정에서 은행 내 자금이 부족해지면 타 금융기관과의 자금거래를 통해 해소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추가적으로 드는 관리비용을 뜻한다.

현실적으로 은행산업이 복점 또는 과점적 경쟁인 상황에서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 정도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예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유인으로 인해 예금 금리 인하를 기피하는 하방경직성이 커지고 예대갭부담 확대로 대출확대에도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인환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예대갭부담 확대가 은행의 대출 기피로 이어질 경우 이는 마이너스 금리 유도를 통한 신용확대라는 정책 목표달성이 제한적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