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규정 어긴 해당 임원엔 감봉 처분…여직원은 공개석상 올라 '고통'
15일 셀트리온 관계자와 사건 당사자 증언 등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그룹 계열사에서 남성 임원과 여성 신입사원 간 밤샘 술자리 강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서 회장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다는 이유로 해당 계열사 직원 200여명을 소집한 뒤 피해 여성을 연단으로 나오게 해 전말을 증언토록 했다.
피해 여성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장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할 수 없었고, 안 하겠다고 할 선택권이 (제게)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일 직원 조회에는 성희롱 의혹을 받는 가해자도 참석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서 회장은 여성 당사자를 연단 쪽으로 나오게 한 뒤 "술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가", "어떠한 부분에서 수치심을 느꼈는가" 등을 마이크를 통해 말하도록 했다. 이런 문답은 10여분 간 진행됐다. 해당 여성은 당황한 상태에서 서 회장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했다.
서 회장이 피해 여성을 공개적으로 심문한 것이 적절했느냐 여부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서 회장을 대신해 "(해당 사건에 대해) 직원이 대부분 알고 있던 사항으로 비공개 처리를 해서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취해진 조치"라며 "해당 직원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는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피해 여성과 남성 임원은 최근 단 둘이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갖고 업무상 애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저녁 6시경 시작된 술자리는 다음날 새벽 5시 노래방까지 이어졌고 여성의 어머니가 현장을 찾았을 때야 끝날 수 있었다.
이후 피해 여성은 비록 신체 접촉은 없었다 해도 매우 불편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사내 고충상담실에 알렸고 부서 이동을 요구했다. 이런 사실이 사내 알려지면서 일부 직원이 서 회장에게 투서를 보냈다. 이에 서 회장이 사건을 해결하겠다며 나섰다가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현재 해당 여성은 타 부서로 이동했으며 임원은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았다.
한편 셀트리온 그룹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서 회장은 성공한 벤처 1세대로 손꼽힌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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