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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배후에 있는 '영국'…식민통치가 남긴 비극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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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식민통치 위해 이주된 로힝야족,
2차대전 당시 미얀마인 학살하기도…뿌리깊은 원한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배후에 있는 '영국'…식민통치가 남긴 비극의 씨앗 지난 1월, 해변에서 숨진채 발견된 16개월 된 로힝야 난민 아기의 모습(사진=CNN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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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엔(UN)안전보장이사회가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학살문제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사태의 추이가 어찌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로힝야족 학살에 대한 우려와 분노의 눈길이 많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얀마 정부 입장을 두둔하고 있어 유엔의 직접개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를 비롯해 서구권에서는 대부분 미얀마군의 행위를 단순 '학살'로 규정하지만, 미얀마 내부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오랜 군부독재에 항거하던 아웅산 수지 여사가 실질적 지도자로 있는 미얀마는 이전 군부와 신세력, 각종 지역 정파 간 이슈로 정치적 분열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지만, 로힝야족에 대한 입장은 동일하다. 인종청소를 방불케 하는 강경진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그 어떤 정파도 반대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배후에 있는 '영국'…식민통치가 남긴 비극의 씨앗 배를 타고 미얀마를 떠나는 로힝야족 난민들(사진=AP연합뉴스)


미얀마 정계 뿐만 아니라 미얀마 국민들도 로힝야족과의 전쟁은 학살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할 '토벌'로 인식돼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얀마의 문화적, 사회적 수준이 현저히 낮아 생기는 문제라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미얀마 국민들이 로힝야족에 대해 공통적인 분노를 품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분노의 원인을 추적하려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로힝야족이 미얀마로 이주하기 시작한 영국 식민통치 시절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로힝야족은 원래 오늘날 방글라데시 남부 일대 거주하던 당시 영국령 인도의 뱅골만 일대에 거주하던 주민들이었다. 다수가 이슬람교도였던 이들은 영국정부의 필요성에 의해 미얀마로 이주됐다.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배후에 있는 '영국'…식민통치가 남긴 비극의 씨앗 1824년, 영국의 첫 미얀마 침략전쟁인 1차 버마전쟁 묘사도. 영국은 이후 3차에 걸쳐 전쟁을 벌였으며 1886년 1월, 미얀마를 완전히 군사적으로 정복하고 식민지로 삼는다. 로힝야족은 이후 영국이 식민통치를 쉽게 할 용도로 뱅골만에서 미얀마로 이주됐다.(사진=위키피디아)


당시 영국이 이들을 미얀마로 이주시킨 이유는 식민통치를 보다 손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미얀마는 1886년, 영국과의 치열한 전쟁 끝에 패배해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 무려 60여년에 걸쳐 영국에 저항했으며 무력으로 인해 강제 병합된 이후에도 영국의 식민통치에 계속 저항했다. 이에 영국은 주요 농경지 및 대도시에서 미얀마의 주요 종족인 버마족들을 내쫓고 그 자리에 로힝야족들을 채워넣었다. 오랜 식민통치로 영국의 지배에 저항적이지도 않고 농업이 발전한 뱅골지역에 살던 로힝야족들은 영국의 입맛대로 식민통치에 순응하며 살았으며 미얀마에 강제 이식됐다.


이때부터 미얀마인들은 로힝야족을 영국과 동일시하며 미워하게 됐다. 이후 로힝야족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였다. 1943년부터 당시 일제가 태평양 전선 확대를 목표로 영국령 미얀마로 진격해 들어오자, 미얀마의 독립군 세력들은 일제와 연합해 영국군과 싸웠다. 당시 영국군은 병력 충원을 위해 이해관계가 같은 로힝야족들을 무장시켰고, 이들은 영국군으로 미얀마 독립군들과 싸우며 각지에서 미얀마인들을 수없이 학살했다. 미얀마의 주요종족인 버마족을 비롯해 미얀마 내 거의 모든 종족들이 로힝야족에 대해 이를 갈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1948년, 미얀마 독립 당시 영국 정부도 영국이 철수하면 곧바로 대규모 복수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 관련한 뚜렷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떠났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100만명은 영국이 다시 데려가든 방글라데시로 이주하든 책임을 지라고 했지만 양국 모두 전혀 책임질 생각이 없었던 것.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배후에 있는 '영국'…식민통치가 남긴 비극의 씨앗 1982년,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국적을 아예 폐기하면서 로힝야족 주민들은 무국적자가 됐다. 로힝야족 난민 어린이들 모습.(사진=AP연합뉴스)


더구나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등 종교도 전혀 다르고 언어적 유사성도 전혀 없는 로힝야족은 130여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미얀마의 종족들 중 가장 차별받는 종족이 됐다. 1982년, 미얀마 정부는 이들에 대한 미얀마 국적까지 없애버렸다. 미얀마 정부가 1823년, 영국의 침략 이전부터 현재 영토에 거주한 민족들 외에 외부 유입된 민족은 국적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선포해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로힝야족의 실질적 고향인 방글라데시로의 탈출이 이어졌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도 끝없는 난민 수용에 지쳤으며, 결국 1992년부터 로힝야족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동안, 이러한 조상들의 역사적 악연을 전혀 모르고 태어난 로힝야족 후손들만 조상들의 원죄를 안은 채, '동남아의 집시'란 멸시를 받으며 살아가게 된 것이다.


이런 배경을 안고 있는 로힝야족 사태는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증오가 여전히 너무 깊고 방글라데시도 난민 수용을 더 이상 못하겠다는 입장인데다 상황이 점차 불교와 이슬람교 간의 종교적 분쟁으로까지 번질 위험이 있어 유엔에서도 함부로 다루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유엔 안보리 내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 정부 편을 들고 있어 의견 통일이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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