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등 불참시 손해 커
방송장악 복귀명분으로 삼아
與, 적폐청산 등 개혁입법 중점
박범계 "MB때부터 적폐쌓여"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자유한국당이 11일 의원총회에서 보이콧 철회를 결정함에 따라 이날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 방송 장악 시나리오에 대해 저희들은 국회 차원 국정조사를 통해 이 책임 물어갈 것"이라며 국회 복귀 명분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했다고 알려진 이른바 '언론장악문건' 국정조사 추진을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대정부 질문, 인사청문회 등 '야당의 무대'에 불참할 경우 손해가 크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정기국회에 복귀함에 따라 당장 이날 오후 2시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날 정치 분야 질의는 정부의 대북정책, 방송 개혁 등이 주된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은 김성태·박대출·함진규·박찬우 의원, 국민의당은 황주홍·이태규 의원, 바른정당은 김무성 의원 등을 각각 전진 배치했다. 여당에서는 박범계·이종걸·노웅래·표창원·권칠승 의원 등이 질의한다.
특히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9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핵 무장 필요성을 주장한 만큼 관련한 질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 참여하는 박찬우 한국당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핵 재무장 이런 부분은 미국 쪽에서도 거론되고 있는데 그 것 외에는 우리가 살 길이 없다"며 "정부는 아직도 한반도 비핵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비핵화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개혁 입법 추진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날 질의에 참석하는 박범계 의원은 "적폐청산 일환으로 국정농단만 있었던 게 아니라 MB정권부터 내려온 적폐가 쌓여있다"며 "검찰,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의총에서 정기국회 복귀를 결정함과 동시에 이날 오전 열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한국당의 참여와 별개로 박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여야 공방전이 이어졌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원내 3·4당들마저 박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론 등 종교적 편향성, 독재 미화 및 뉴라이트 사관 의혹 등이 집중 논의됐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 표결을 기다리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통과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민주당(120석)은 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과 함께 과반수 참석 요건을 채운 뒤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지만 한국당(107석)이 참석한다면 셈법이 달라진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