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리아와 화학무기 거래"

유엔 패널보고서 "현행 제재 곳곳에 구멍"…"北, 중동ㆍ阿 8개국과 군사협력"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의 핵시설과 화학무기 제조 활동을 분석한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다. 북한과 중동ㆍ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광범위한 군사협력 정황도 포착됐다.

8명으로 구성된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이 담긴 대북제재 이행 상황 '2017 중간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 D데이'로 정한 11일을 이틀 앞두고 공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핵 활동이 이뤄지는 곳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광산이다. 전문가패널은 이들 세 곳에서 핵 활동이 계속 감지됐다고 확인했다.

영변의 5MW 원자로는 2015년 12월부터 가동 중이다. 올해 들어 적어도 한 차례 경수로와 연결된 배수구에서 온수가 배출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패널은 원자로의 냉각수 체계를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풍계리의 경우 위성사진을 통해 지휘 본부 일대에서 건설ㆍ유지 활동이, 갱도에서 굴착과 배수 작업이 포착됐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발사한 '북극성' 1호와 2호에 고체연료가 사용됐다며 고체연료 생산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남도 함흥의 한 공장 위성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패널은 이어 북극성 발사에 이용된 이동식 발사차량(TEL)과 고체연료야말로 북한이 다양한 지형에서 관련 무기체계를 신속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패널이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한 시점은 지난달 8일로 6차 핵실험 감행 이전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이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신경작용제 'VX'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사실도 언급됐다.

전문가패널은 북한과 군사협력 정황이 있는 시리아ㆍ앙골라ㆍ콩고민주공화국ㆍ에리트레아ㆍ모잠비크ㆍ나미비아ㆍ우간다ㆍ탄자니아를 대상으로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전문가패널은 화학무기,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시리아 정부가 북한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재 대상인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관계자들이 시리아에 머물고 있으며 불법 물품이 시리아로 운송되는 정황도 포착돼 조사 중이라고 지적했다.

모잠비크는 북한으로부터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 방공시스템, 레이더를 수입하고 탄자니아는 지대공 미사일과 방공레이더 수리작업을 북한 무역회사에 의뢰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