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66)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0분께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마 전 교수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아파트 다른 집에 살던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자신의 유산과 시신 처리를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4용지 1장짜리 유언장은 지난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마 전 교수는 가사도우미와 함께 지내오다 도우미가 집을 비운 사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마 전 교수는 '윤동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따며 국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1983년부터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1989년에 펴낸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마 전 교수가 대중적으로도 유명해지는 계기가 됐다.
마 전 교수는 1992년 발간한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 논란에 휩싸이며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표현의 자유 논란의 중심에 서며 연세대에서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지난해 8월 정년 퇴임했다. 마 전 교수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할 정도로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 전 교수의 지인 구모(31)씨는 "불과 2주 전에 안부전화 드리며 뵙고 싶다 말씀드렸는데 교수님이 우울증을 앓고 있어 힘들다고 거절하셨다"며 "그래도 전화 줘서 고맙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 전 교수의 시신은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빈소는 동 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될 예정이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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