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혼란, 1년 유예… 지방선거 의식 지적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발표를 결국 1년 뒤로 미뤘다. '지난 정권에서 만든 정책'이라는 해명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연기'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등 교육에 정치적 수사가 난무했다.
김 부총리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정부에서 지난해 3월 출범한 수능개선위원회의 연구를 이어받아 8월 말까지 수능개편안 만들려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 소통과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 정부의 지향과 맞지 않는 한계 있었다"며 "2021학년도 수능은 현재 체제로 가는 한편 충분한 연구와 의견 수렴, 국가교육회의의 자문을 거쳐 수능 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 전반, 고교체제 개선 등이 담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유예 결정으로 요식적인 의견수렴만 하는 '불통'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교육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 중3 학생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을 받지만 대입은 이전 교육과정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또한 1년 간 진행 양상을 보며 대입을 준비할 수 있었던 중2 학부모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또한 굳이 내년 8월로 발표를 미룬 것은 '정치적 고려'가 끼어들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둔 만큼, '학부모 표심'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대입전형 학생부와 수능 위주로 단순화(논술전형 축소, 예체능을 제외한 교과 특기자전형은 단계적 폐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 및 폐지 ▲교사추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양식 개선 ▲대입 블라인드 면접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그동안 수능 개편안 5월 경 발표하는 것이 관례였다. 굳이 고교 입시가 시작되는 내년 8월에 개편안을 발표하는 것은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학부모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 아닌가
=수능 개편안을 현 중2학생들에게 적용하기로 하면서 3년 6개월 예고제에 따라 결정한 것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
▶현장 의견 수렴 시간도 짧았지만 문제 지적 많았다. 이 같은 문제를 모르고 발표한 것인지
A 알았다. 당시에도 1안과 2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실제로 발표한 뒤에 보니 예상보다 반발과 의견 충돌이 심해 보다 시간을 두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중3학생들이 2018 수능과 같은 수능 보면 2015개정교육과정 취지와 다르다. 어제 대통령 업무 보고에 담겼던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등 새정부 교육개혁 줄줄이 좌초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2015 개정교육과정은 예정대로 도입된다. 개정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과 유도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다만 수능 만은 사실상 1년 더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들이 좌초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 같다. 육은 단기간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사안 아니다. 검토 기간 가지면서 고교 체제 개편은 실시해 나간다는 취지다. 외고 자사고는 일반고와 같이 시험 보면서 1단계로 진행시키겠다.
▶ 4회에 걸쳐 진행된 수능 공청회 설문조사 때 나온 의견 비율이 어느정도인지 알려달라
= (이진석 대학정책실장 전담직무대리) 당시 설문지는 자유발언식이라 통계를 낼 수 없었다. EBS 수능 연계율 축소 의견 많았으며, 1,2안에 대한 개별 지지 의견, 현안을 지지한다는 의견 등도 있었다.
▶ 대입제도를 결정할 '대입정책포럼(가칭)'의 성격과 역할은 무엇인지. 국가교육회의 수준의 자문기구인지, 공론의 장 수준인지.
A (이 실장) 현재 구상하고 있는 것은 공론의 장 수준이다. 폭 넓은 의견을 모아서 내부적으로 과정 거쳐 국가교육위에서 한 번 더 논의할 계획이다. 구성원들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포럼할 때마다 이해관계자가 참석할 수 있다. 빠르면 9월 중하순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 수능개편하면서 든 예산 얼만인가
= 2016년 3월부터 수능개선위원회가 정책연구를 진행 한 데 든 예산은 총 7000만원이다. 위원은 총 11명이다.
▶내년 수능 개편안 역시 1,2안으로 발표할 것인지
= 단일안 발표나 1,2안 구분 발표 등에 대한 것은 결정된 바 없다. 앞으로 가칭 대입정책포럼을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 등 교육주체가 모두 참여하도록 만들어 본격적인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교교육 정상화, 대입제도 단순화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만들겠다.
▶ 내년에도 유예될 가능성은 없는가
= 현 중2 학생들이 시험보는 2022학년도 수능은 3년 6개월 전 예고제에 따라 내년도 8월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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