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좁은 골목에서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만을 골라 몸을 부딪치는 일명 ‘손목치기’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박모(40)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5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손목치기’를 통해 200명으로부터 휴대전화 액정 수리비 등 명목으로 24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손목치기는 골목에서 서행하는 차의 사이드미러에 고의로 팔을 부딪친 뒤 허위로 합의금을 타내는 범행 수법이다.
박씨는 사고가 나면 운전자에게 “몸은 괜찮은데 스마트폰 액정이 망가졌다”며 수리비를 요구했다. 돈은 주로 친동생 명의의 계좌번호를 통해 받았다. 특히 주로 여성 운전자를 노렸다. 피해자 가운데 156명(78%)은 여성이었다.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이 같은 박씨의 범행은 한 자매의 신고를 통해 들통났다. 지난해 9월 한 골목길에서 김모(45·여)씨가 운전을 하다가 박씨와 부딪쳐 스마트폰 액정비를 물어준 적이 있는데, 두 달 뒤 김씨의 언니(49)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당한 것에 의심을 품은 것이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소규모 사단법인에서 일을 도우며 월급을 받긴 했지만 생활비로 부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 동생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출금 명세가 없는 1회 입금자는 900여명으로 추정 피해액이 1억원 상당에 달했으나 진술 거부 등으로 피해자 200명, 피해액 2400만원만 특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