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女心)을 사로잡을 디자인', '오랜 경험의 듀얼 카메라', '고품질 사운드 수요 확대'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10분기 연속 적자 MC사업본부 물러설 여유 없어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의 공개가 임박했다. 오는 31일 오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4시) 독일 베를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LG전자의 자신감은 상당하다. 지난 21일에는 최대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를 겨냥한 티저 광고 두 편을 내놓았다. 노트를 찢고 펜을 부러뜨리며 '헤어져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일단 제품에 대한 이통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V30를 먼저 만져 본 한 관계자는 "가을에 일제히 선보이는 신제품 가운데 브랜드를 떼고 고른다면 V30를 고를 만큼 잘 만들었다"며 "LG전자가 유통력을 높이고 합리적 가격을 제시한다면 흥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V30를 향한 자신감의 이유는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디자인', '오랜 경험의 듀얼 카메라', '고품질 사운드 수요 확대' 등 세 가지다. 우선 V30의 디자인은 역대 V시리즈와 달리 강인함 보다는 부드러움을 앞세웠다. 유출된 이미지에 따르면 V30는 상하좌우 모서리를 곡면으로 처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묵직하고 강인한 느낌의 V10·V20는 남성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았지만 V30는 여성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의 듀얼 카메라 맞대결도 자신 있는 눈치다. LG전자는 이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아왔다. 2015년 10월 공개한 V10에 세계 최초로 전면 듀얼카메라를 장착했고 1년 뒤 V20에 세계 최초로 전·후면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에서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를 선보였다. LG전자는 V30의 하드웨어 성능을 높임과 동시에 사용자가 이를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문가급 촬영이 아마추어의 조작으로도 가능하도록 사용자경험(UX)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V시리즈만의 특징인 '고음질'도 한층 더 향상됐다. 고사양 음원칩셋 '하이파이 쿼드 댁(DAC)'을 탑재하고 장르에 맞는 음색·잔향 설정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사실 이제껏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음질'이 중요한 고려 요소는 아니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화면, 카메라, 배터리를 구매 지표로 꼽는다. 하지만 최근 고음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세계 LTE 망이 빠르게 확충되면서 데이터 걱정 없이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컨슈머 뮤직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중 절반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LG전자는 더 이상 물러설 여유가 없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본부는 V30가 시장에서 실패할 경우 10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지고 만다. LG전자는 갤럭시노트8에 이어 '아이폰8'라는 강자가 등장하겠지만 품질을 바탕으로 치고 나갈 여지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얇고 세련된 디자인과 차별화된 성능으로 스마트폰 진화의 정수를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