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국인들에게 빨리 북 떠나라고 종용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함께 준전시사태 선포…상점ㆍ식당서 술 팔거나 마실 수 없어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북한 당국이 관광이나 업무 출장 중인 외국인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북한을 떠나라고 종용하며 위기감 조성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북한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시작과 함께 준전시 사태까지 선포하고 장마당이나 상점ㆍ식당에서 술을 팔거나 마실 수 없게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북한에서 중국으로 돌아온 한 재미교포는 "평양의 경우 전시 분위기를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지방에서는 등화 관제훈련과 방공호 대피훈련이 자주 실시되는 등 긴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평양의 경우 겉으로는 긴장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관광객 등 외국인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면서 "관광이나 업무 출장 중인 외국인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북한을 떠나라며 종용하고 있어 위기가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 술을 팔거나 마시지 못하게 한 것은 긴장 정세 속에서 국가로부터 부름 받으면 즉각 출동해야 하는데 술에 취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식당 봉사원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집에서 밀주를 만들어 파는 농민들이 금주령으로 당장 생계에 지장 받고 있다"며 "남조선의 군사훈련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에 들어가는 외국인이 술을 갖고 왔을 경우 북한 세관 당국은 귀국할 때 찾아가라며 모두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국할 때 유치된 물건을 찾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북한 세관이 유치된 물품의 보관비를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해 유치된 물건 값보다 비싸지기 때문에 아예 포기하고 출국하는 것이다.

소식통은 "외국인이 북한에 들어갈 때 세관이 통관을 보류ㆍ유치하는 물건은 사실상 압수해 착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