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 뉴스 전달할 것"…英 정부 지원 아래 심야에 30분씩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영국 BBC방송이 다음달 북한 주민을 겨냥해 라디오 방송에 돌입한다.
프란체스카 언스워스 BBC 월드서비스 국장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의 반대에도 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언스워스 국장은 "지금 믿을 수 없으리만치 과열되고 위험한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매일 밤 한 여자가 들려주는 정보만 얻는다는 게 끔찍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세상에서 도움이 가장 절실한 주민들을 위해 뭔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이어져왔다"며 "북한ㆍ에티오피아ㆍ에리트레아 주민들처럼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객관적 뉴스를 제공하는 게 BBC의 임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BBC의 대북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이에 호전적 발언이 오가며 긴장이 고조된 지 몇 주 만에 시작되는 것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대북 방송은 BBC가 향후 몇 주 사이 발족할 새로운 12개 언어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이는 1940년대 이래 BBC 월드서비스의 조직 확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BBC는 대북 방송 등 새로운 12개 언어 서비스를 위해 영국 정부로부터 2억8900만파운드(약 4250억원)의 재정지원을 받고 인력 1400명을 새로 채용한다.
BBC는 서울과 런던에 대북 방송 인력을 절반씩 배치할 예정이다. 이들 가운데 적어도 1명은 북한 출신이다.
언스워스 국장은 "대북 방송이 매일 밤 30분간 전파될 예정"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이불 속에서 몰래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BBC의 대북 방송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스워스 국장은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이 BBC에 한국어 서비스 발족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북한대사관 측에 BBC의 서비스가 반체제 라디오 방송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BBC가 반체제 목소리는 아니며 정부 편에 서는 것도 아니다"라며 "주민들 편에 서는 게 원래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BBC의 대북 방송을 들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언스워스 국장은 탈북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해외 방송과 접했다는 한국방송 KBS의 조사결과를 제시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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