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조선 '빅3'가 전세계 수주잔량(남은 일감) 순위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18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세계 조선소 중 일감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의 수주잔량은 42척, 596만4000CGT(가치환산톤수)에 달했다.
2위는 현대중공업이 차지했다. 지난달 말 기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69척, 333만1000CGT였다. 삼성중공업은 60척, 303만9000CGT로 3위를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대우조선해양은 3000CGT가 늘어난 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1만6000CGT, 10만6000CGT가 줄었다. 수주 물량 보다 건조를 끝내고 선주측에 인도한 물량이 더 많다는 얘기다.
국내 조선 '빅3'에 이어 4위, 5위는 중국과 일본 조선소가 차지했다.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은 51척, 220만4000CGT로 4위를, 일본 이마바리조선은 30척, 183만5000CGT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5위는 6월과 순위가 같았다.
하지만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일감이 많이 빠지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말 기준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잔량은 39척, 144만3000CGT로 9위를 차지했다. 현대미포조선은 65척, 139만9000CGT로 10위까지 순위가 내려앉았다. 이는 전달 대비 각각 3계단, 1계단 하락했다. 업계선 11위, 12위와 수주잔량에 큰 차이가 없어 언제라도 역전당할 수 있으로 보고 있다. 11위 STX프랑스는 126만2000CGT(8척), 12위 핀란드 메이어 투르크 조선소는 123만7000CGT(8척)로 현대미포조선과 13~16CGT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선 '빅3' 역시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대거 인도가 예정돼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주한 일감 덕에 수주잔량 순위에서 그나마 세계 톱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면 일감절벽 위기 상태"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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