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민 공감대 형성됐다"
이르면 이달 말 TF 출범… 내년도 적용 목표
입학금 용처 및 산정 기준에 대한 실태조사 벌일 계획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교육부가 사립대의 입학금 인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 달 말부터 주요 사립대 기획처장들로 구성된 입학금 폐지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교육부 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도에 입학금 폐지 또는 인하를 목표로 이번 달에서 다음 달 초 사이에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우선 각 대학들을 대상으로 입학금 용처와 산정 기준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에서 대학 입학금 폐지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태스크포스 구성을 추진했다"며 "최근 입학금 폐지를 결정한 국·공립대와 마찬가지로 내년도에 바로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국 4년제 국공립대 50여곳 중 41개 학교 총장들이 모인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입학금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 국립대 총장은 "재정 상황이 넉넉하진 않지만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입학금 폐지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다음 해 폐지를 목표로 17일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립대의 입학금 폐지는 등록금 인하와 함께 꾸준히 폐지가 논의 됐다. 실질적으로 신입생의 입학 절차에 사용되는 행정 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액수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17학년도 전국 사립대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77만3500원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같은 시기 국립대의 1인당 평균 입학금 14만9500원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가장 비싼 동국대의 입학금은 102만4000원이다.
특히 대학 입학금은 명백한 산정 기준이 없이 대학 마음대로 걷을 수 있어 '불투명한 재정'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청년참여연대가 전국 4년제 대학 중 입학금 상위 23개 사립대학과 9대 국공립 대학 등 총 34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응답한 28곳 중 26곳이 입학금 산정기준과 지출내역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인상률도 일정하지 않았다. 2010년에는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수도권 50개 대학들은 입학금을 평균 3.5%, 최대 14.3% 인상했다. 이 같은 비판에 교육부는 2011년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입학금 인상을 최근 3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제한하기도 했다.
사립대들은 울상이다. 한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국·공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등록금 수입에서 입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에 이를 정도로 상당하다"며 "대학 등록금도 인상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된지 오래인데 각 사립대 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입학금을 폐지할 경우 손실이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백성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입학금의 정체성이 모호한 측면 있지만 대학들의 재정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등록금 인상이 힘든 분위기 속에서 일방적으로 폐지·인하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다른 재정 지원 방안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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