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용인하지 않겠다'며 기업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프랜차이즈에 이어, 다음주 중으로 유통업 관련 대책도 발표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 정부의 어떤 경제개혁의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지 마시기 바란다. 특히 기업 측에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혁을) 천천히 신중하게 갈 수 있지만, 그것이 마치 정부의 개혁의지가 후퇴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기업들이)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그것만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정된 정책자원을 바탕으로 여러 일을 해야 하는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민원·분쟁 조정하고 사건을 조사하는 정부부서의 격언 중 하나가 '성공의 실패'"라며 "초반부에 너무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게 되면 민원이 쏟아지면서 그걸 감당하지 못해서 민원처리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그런 역설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현 상태를 정확히 설명하는 말이다. 김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취임 직후인 6월과 7월에 공정위에 민원이 쏟아졌다. 지난달의 경우 한 달 동안에만 작년의 두 배 수준인 5000건이 들어왔다. 공정위 소관 업무를 제한다 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양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정된 인력이나 정책자원을 가지고 국민들의 기대를 다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공정위는 최근 프랜차이즈 대책을 통해 가맹본부 필수물품 마진을 공개하도록 했으며, 이에 대해 업계는 '영업비밀 유출'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영업비밀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50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대해서 저희들이 실태 조사하고 있는데, 자료를 받아서 개별 가맹본부 별로 다 공개하겠다는 게 아니"라며 "자료를 제출받아 일정한 정도로 가공, 가맹본부별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료를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제개혁연대소장 역임 시절 제기했던 삼우종합건축설계사, 금호그룹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위원장 전결 수준에서 해결토록 했다며 말을 아꼈다. 이해상충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연금의 삼성 지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시민단체 시절보다 말랑말랑해졌다(유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재벌의 구조변화와 관련된 건 어차피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와 진중한 협의를 통해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의지가 약화된 것도 아니고 다만 차분하게 준비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재벌이나 또는 다른 어떤 갑(甲)들이 또 억울한 피해를 받음으로써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에 많은 어떤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가 신중하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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