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전기믹서 오일·분진 새어나와…성능도 천차만별"

키친아트, 단단한 재료 분쇄 능력 가장 떨어져
소음 평가에서는 매직쉐프 제품이 최하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시중에 팔리는 일부 전기믹서가 오랜 기간 사용하면 부품이 마모 돼 오일과 분진이 외부로 새어나오는 등 내구성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쇄성능과 소음 등 제품별로 성능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기 믹서 10개 제품을 시험·평가한 결과, 내구성과 분쇄성능, 작동 소음 등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30일 밝혔다.

칼날 자체의 내구성은 모든 제품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믹서를 오래 사용했을 때 모터 등 다른 부품의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을 1500번 동작시켰더니 매직쉐프(UCW-2110) 제품은 부품인 칼날베이스(칼날이 붙어있는 믹서 아랫부분) 베어링이 마모돼 용기 안의 물이 외부로 새어 나왔다.

신일산업(SMX-M600WS) 제품은 칼날베이스 베어링이 닳으면서 오일과 분진이 외부로 새어 나왔다. 이들 두 개 업체는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보증기간과 관계없이 해당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기로 했다.

성능도 차이가 있었다. 사과나 당근, 냉동딸기, 케일, 냉동 블루베리, 오렌지 등 상대적으로 무른 재료는 모두 잘 갈려 성능이 우수했다.

생콩이나 얼음 등 더 단단한 재료의 경우 모닝쿡(DWM-700BW), 브라운(JB3060), 쿠쿠(CFM-C200B), 필립스(HR2093), 한일전기(HM-2250TG) 등 5개 제품의 경우 콩은 99% 이상, 얼음은 덩어리 없이 모두 분쇄했다.

매직쉐프, 신일산업, 일렉트로룩스(EBR5604WK), 테팔(BL801AKR) 등 4개 제품은 콩을 95% 이상 분쇄했다. 그러나 얼음의 경우 신일산업, 일렉트로룩스, 테팔 제품은 갈리지 않은 덩어리가 일부 남아있었다.

키친아트(KMD-1710WS) 제품은 콩의 분쇄 정도가 90%이면서 얼음도 다 갈리지 않은 덩어리가 포함되는 등 상대적으로 단단한 재료를 잘 분쇄하지 못해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전기믹서는 가전제품 중에서도 소음이 크게 발생하는 제품인데, 신일산업 제품은 소음이 76㏈로 가장 작았다.

모닝쿡, 브라운, 일렉트로룩스, 쿠쿠, 키친아트, 테팔, 필립스, 한일전기 등 8개 제품은 소음이 83∼88㏈ 수준으로 '양호'로 평가됐지만, 매직쉐프 제품은 소음이 91㏈로 상대적으로 컸다.'

소비자원은 "전기 믹서를 사용할 때는 작동시키기 전에 용기와 칼날 부분이 단단히 고정됐는지, 재료 투입 후 뚜껑이 올바르게 장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칼날이 매우 날카롭고 손으로 단단하게 쥐기 어려운 형태이므로 세척 때 떨어뜨리거나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