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이닉스 질문 이어져
"SKT 고객에게 SK하이닉스에 대한 특별배당 달라"
"공정거래법 개정되면 SK하이닉스 지분 어떻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SK텔레콤의 2017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주요 질문은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에 따른 SK텔레콤의 대응 방안이었다. 그만큼 향후 SK텔레콤의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어 자주 등장한 주제는 SK텔레콤의 실적의 발목을 잡아온 11번가를 비롯한 SK플래닛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주요 관심 사안으로 등장했다. 왜 그럴까?
스탠리 양 JP모건 애널리스트는 27일 SK텔레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지난 몇 개월 간 많이 올라서 SK텔레콤의 지분가치 역시 많이 올랐다. SK텔레콤의 현재 지분가치에 SK하이닉스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어떤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SK텔레콤에 질문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 지분율 20.07%로 1대 주주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반도체 업황의 호조로 인해 당사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가치가 10조원을 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 기업가치가 당사 기업가치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지 않는다"며 "SK하이닉스 관련해서 사업시너지 재고, 배당 연계, 지배구조 개편 등 옵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향후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자회사의 가치가 당사 기업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질문은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모회사 SK텔레콤의 주가는 오랜 기간 동안 20만원 중반대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기 때문에서 나온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4월말까지 4만원대를 기록하다가 현재 6만원대 후반까지 오르는 등 올해 49.4% 상승했다. 상승률이 코스피(20%)의 두 배가 넘는다.
SK텔레콤의 주가는 올해 초 22만원대에서 3월 26만6000원까지 상승하다가 정부의 통신비 공약 발표 등의 요인으로 22만원까지 내려갔다가 현재 27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07년 11월에도 27만8500원이었다.
이어 최남곤 유안타 증권 애널리스트가 재차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이 SK텔레콤 주가에 연동되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 이슈에서 시장이 의문점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SK하이닉스 실적과 주가가 좋은 것이 SK텔레콤 주주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이익이 될 수 있는지 시장이 잘 이해를 못한다. SK하이닉스 실적이 좋아서 배당이 증가할 경우 그 부분만큼은 적어도 SK텔레콤 주주에게 특별 배당 형태로 돌려줘야 한다. 앞으로 또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 기존 주주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 정책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배당이란 회사가 일정 기간 내에 예상했던 이상의 큰 이익을 얻은 경우에 보통배당 이외의 잉여이익을 일정한 비율로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을 말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007년 이후 8년 동안 주당 배당액을 9600원으로 유지해오다가, 2015년 1만원으로 올렸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50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74%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램 수요가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배당이 증가할 경우 SK텔레콤에 대한 추가적인 배당을 달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국회 상정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따르면 자회사 지분 30% 늘려야한다. 하이닉스 지분 20%인데 10% 추가 확보하려면 5조원 이상 자금이 소요되고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주주들의 부담이 증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등이 발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는 자회사 최소지분비율이 상장회사의 경우 현행 20%에서 30%로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SK텔레콤은 막대한 자금을 하이닉스 지분 확보에 투입해야 한다. 그만큼 하이닉스 지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영상 부문장은 "향후 법과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면 당사 상황에 맞게 가장 적합한 옵션들을 검토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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