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삼성물산이 해마다 진행하는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 4년 연속 타이틀을 이어갔다. 올해 평가에서는 국내 주택경기 호조로 공사실적이 크게 늘면서 전체적으로 평가액이 올랐다.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과의 격차는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좁혀졌다.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보면, 토목건축공사업에서 삼성물산은 16조5885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13조710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은 2014년 평가 당시 9년 만에 1위에 오르며 현대건설을 제친 후 4년째 수위를 이어갔다.
1ㆍ2위간 격차는 지난해 6조1000억원에서 올해 2조9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후 실적이 합산돼 2위 이하 업체들과 격차를 벌렸지만 이후 국내외 건설수주가 줄고 있어 내년 이후 1위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게 됐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7조82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해 3위였던 포스코건설은 7조7393억원으로 두계단 하락해 5위로 내려갔다. 반면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한계단씩 상승해 3, 4위에 올랐다. 각각 평가액은 8조3012억원, 8조2835억원으로 집계됐다. 10위권 내에선 현대산업개발이 6조665억원으로 평가돼 2계단 오른 8위에 올랐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7조6685억원, 6조8345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롯데건설과 SK건설은 하나씩 떨어졌다.
시공능력평가액이란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정할 수 있는 기준이다. 각 회사의 건설공사실적을 비롯해 경영상태, 기술능력ㆍ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매해 8월부터 새로 적용하고 있다. 발주자는 종합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을 제한할 수 있고 공공공사를 발주할 때 일정한 제한을 두는 근거로도 활용된다. 30위 이내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27계단 뛰어오른 14위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부산ㆍ경남지역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반도건설, 아이에스동서가 각각 17계단, 15계단 오른 27위, 28위에 올랐다. 반면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과 각각 21위, 24위로 떨어졌다.
토목과 건축공사 실적을 합한 토목건축공사업의 시공능력평가 총액은 23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7% 가량 늘었다. 그간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택경기 호조로 공사실적평가액이 1년 만에 5.3% 늘었다. 실적평가가 호전되면서 자본금과 매출순이익률 등을 토대로 산출하는 경영평가액이 13.2%나 증가했다. 지난해 기술개발투자비를 산출할 때 세액공제한 금액을 반영하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기술평가액이 12.9%나 줄었지만 실적ㆍ경영평가액이 늘면서 전체 평가액이 올랐다.
대형 건설사의 집중도는 다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평가대상인 5만8000여개 건설사 가운데 10대 건설사의 공사실적평가액 비중은 38.6%로 5년 전인 2012년 평가 때와 비교해 5%포인트 가량 늘었다.
토목ㆍ건설 외 다른 업종별 순위를 보면, 산업ㆍ환경설비분야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조경분야에서는 제일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1ㆍ2위를 차지했다. 토목 공종별로 1위 업체는 도로의 경우 현대건설, 댐은 SK건설, 지하철은 삼성물산, 상수도는 쌍용건설, 택지용지 조성은 대우건설로 집계됐다. 건축업종 가운데 아파트와 업무시설은 대우건설, 광공업용 건물은 삼성물산이 1위에 올랐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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