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출시 '러브캔버스'의 영상통화 중 그림·문자 전송 기능…애플 잠재적 특허 분쟁 위험성 제거하려는 듯
애플이 매입한 팬택 특허 중 일부가 영상통화 중 상대방에게 글자·그림을 전송할 수 있는 '러브 캔버스'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러브 캔버스는 2008년 팬택이 출시한 최초의 풀터치폰이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달 29일 특허전문회사 골드피크 이노베이션즈를 통해 매입한 팬택 특허 11건 중 3건이 영상통화를 하면서 글자, 그림, 이모티콘, 진동 등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기능과 연관됐다.
이는 팬택이 2008년 6월 출시한 SKY 최초의 풀터치폰 '러브캔버스'의 대표적 특징이다. 러브캔버스 사용자는 영상통화를 하면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 같은 그림을 그려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다.
팬택은 삼성전자·LG전자 풀터치폰과 차별화하기 위해 러브캔버스에 이같은 기능을 도입했다. 당시 러브캔버스는 특유의 트렌디함으로 '10대가 가장 선호하는 휴대폰'으로 뽑히기도 했다.
애플은 특허 매입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직접 적용하거나 잠재적 특허 분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절차라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의 화상통화기능인 '페이스타임'에 해당 특허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애플이 특허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해당 특허를 매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014년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에는 러브캔버스 특허와 유사한 '디지털 터치'라는 통신 기능이 있다.
애플워치 사용자는 디지털 터치를 활용해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상대방에게 보내거나 기기를 두드려 실시간으로 진동을 전달할 수 있다. 애플워치 출시 당시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 기능이 팬택의 러브캔버스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현재 팬택에게 남은 건 특허 3000여 건뿐이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특허 2036건과 해외 특허 1111건 등을 갖고 있다. 쏠리드는 지난 5월 팬택의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하고 현재 사물인터넷(IoT)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꾸준히 특허를 판매하고 있다.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모회사 쏠리드 최고 경영진은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팬택 일부 구성원의 반대에도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조만간 특허를 헐값에 추가로 처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허 처분 상대는 골드피크 등 특허전문회사 혹은 스마트 기기 제조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 문제로 해외 진출이 여의치 않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양도 상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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