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기업인 간담회 D-1]파격적 형식 속 긴장감 '호프타임' 미리보기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27~28일 오후 6시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첫 간담회
-형식 파격적, 하지만 내용은 긴장감 흐를 전망
-재계, 대통령이 분위기를 조성해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더운데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들 하셨습니다. 편한 차림으로 맥주부터 한잔 기울이시죠." "바쁜 일정임에도 대통령께서 기업인들을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7일 오후 6시 청와대 야외정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첫 간담회는 시작부터 덕담이 오갔다. 문 대통령은 이미 비서실을 통해 참석한 기업인들이 면면을 파악했다. '대통령 입장과 참석자 소개,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은 기업인들의 짧은 스피치'같은 프로토콜(의존)은 사라졌다. 문 대통령이 먼저 다가가 기업인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나눈 뒤 대화를 시작했다.

청와대와 대한상의, 각 그룹의 설명을 통해 27일 간담회를 미리 본 모습은 과거 정부의 기업인 간담회와는 사뭇 다르다. 형식이 파격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내용은 긴장감이 감돈다. 대통령이 웃으며 화두를 꺼내지만 대통령을 마주한 기업인들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각 그룹에서는 이미 간담회 일정이 공지되기 전부터 그룹별ㆍ계열사별로 일자리창출과 상생협력이라는 주제로 고민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를 했다. '대통령이 말하고 받아적는 자리'는 아니라지만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사전약속이 필요하다. 대한상의와 청와대, 기업들간에 간담회 형식과 예상가능한 의제와 의제에 대한 각 그룹별 계획, 주요 현안 등은 공유한 상태다. 기업인들은 26일과 27일 오전까지 간담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고 27일 오후 일정은 다 비워놨다. 25일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첫날 간담회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회장 등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한다.

허심탄회한 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분위기를 조성해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새정부 정책방향과 기업인들에 대한 당부의 말씀과 같은 화두를 주고 기업인들의 의견을 내는 쪽이 아무래도 낫지 않겠나"고 말했다.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 최저임금인상, 탈원전정책 과 같이 기업들이 부담을 갖는 현안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자문자답 형식으로 대화를 이끌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달리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보복,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대북리스크 등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전반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깊이있는 토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유일하게 중견기업으로 참석한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어떤 얘기를 할 지도 관심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오뚜기가 일자리창출과 상생협력을 위해서 기업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전했다.첫날 간담회의 결과에 따라 28일 둘째날 간담회도 영향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참석 기업인의 면면과 그룹 현안 등을 보면 27일보다는 28일에 관심이 모인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회장, 조원태 한진 사장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