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사건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뇌물사건과 같은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이 같이 말했다.
특검팀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995년 비자금 사건 등으로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언급하며, 이 부회장 등의 사건과 구조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노 전 대통령도 청와대나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비공식 단독 면담을 가지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당시 재판부가 뇌물죄를 인정한 근거 중 하나가 비공식 단독 면담 장소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이라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에서도 대통령과 총수들 간 단독 면담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모르게 은밀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도 대기업 총수들을 차례로 불러 단독 면담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했고 그 자리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지원과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의 결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논리 비약"이라고 맞섰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노 전 대통령 때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이번 단독 면담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역을 증거로 채택했다.
해당 문자 내역은 특검 측이 제출한 자료로 장 전 사장이 2014년부터 3년 동안 주고받은 메시지들이다.
문자에는 삼성합병과 정부부처 동향, 언론사 영향력 행사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들을 통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직적인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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