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은 지난 16일부터 라오스에서 ‘청소년 해외봉사 및 문화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봉사단은 지난 17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을 가로지르는 메콩강 주변 짜오아누웡 공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 공원은 한국인 기업가가 조성했다.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비엔티엔 시민들의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의미 있는 곳이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우산을 접어두고 허리 숙여 부지런히 쓰레기를 줍는 봉사단의 모습에는 한국인의 자부심이 베어 나왔다.
태극기와 라오스 국기가 새겨진 기념비 앞에서의 기념촬영은 대한민국이 세계인의 가슴에 자리 잡고 있다는 감회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봉사단은 18일 비엔티엔에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방비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가졌다.
유치원은 160여명이 다니는 공립 단설유치원이었지만 무너져 가는 담장, 폐허처럼 무성히 자란 잡초 속에 벗겨진 페인트와 두껍게 쌓인 흙먼지 속에 벌레들과 도마뱀, 개미류 등 너무나 열악한 교실환경을 보고 봉사단은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도울지 함께 고민했다.
봉사단은 교실 벽과 창틀에 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필요 없는 물건들을 정리했으며 페인트 칠, 못 제거 등 교실 환경을 함께 바꿨다.
학생들은 “먼지를 마셔 목이 아프고, 눈에 티끌이 들어가 눈을 뜨기도 힘들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며 “우리나라의 훌륭한 교육 환경을 깨달았고, 앞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봉사단이 찾아간 또 다른 곳은 마을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유치원과 저학년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작은 학교였다.
급식이 되지 않아 점심을 집에 가서 먹고 와야 하며, 재정적 지원이 거의 이루이지지 않은 우리나라 70년대 정도의 책걸상이 놓여있는 대단히 열악한 학교였다.
학생들은 이곳에서도 바쁜 손놀림으로 묵은 때를 닦아내고, 선풍기 먼지를 털어내며, 페인트칠을 통해 교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봉사단 활동은 단순한 환경개선만은 아니었다. 과학의 작은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오토마타, 오르골 만들기, 색종이 접기, 풍선에 동물 그림그리기, 라오스 국기와 태극무늬를 응용한 페이스 페인팅, 딱지치기와 같은 전통놀이 등 다양한 학습 활동을 펼쳤다.
모두 18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번역기를 동원해 한마디씩 말하고, 양국의 전통놀이를 배우고 가르치면서 두 나라 문화교류의 현장이 됐다.
용돈을 아껴서 풍선을 사고, 유치원 때 사용했던 가방을 가져오고, 축구공, 야구 방망이를 가져오면서, 서로 배려하는 마음과 인류애를 실천했다.
이런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두 걸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암여고 한 학생은 "장애우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는 특수학교 교사가 되어 사랑으로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해외 봉사활동 참가를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학교에서의 봉사활동을 마친 학생들은 라오스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블루라군, 카약 체험 등 문화체험을 통해 라오스를 새롭게 배우는 계기가 됐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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