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조선업종의 2분기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위기가 지나고 업종 회복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5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은 예상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감소가 시작됐지만 투입 원가는 1분기 대비 소폭 낮아졌고, 원화 약세가 도와 예상을 크게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마틴링게’ 플랫폼 현장의 크레인 사고로 돌관공사 비용이 추가되지만 2분기 3건의 해양 프로젝트를 인도하며 change order가 예상돼 비용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진중공업은 수빅 조선소의 충당금 규모가 줄며 1분기 대비 적자폭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인지된 사실이지만 하반기부터 매출 감소가 빨라지고 후판과 도료가격 인상분도 반영될 것으로 보여, 3분기부터 향후 4개 분기의 실적은 빠른 하락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조선가는 아직 뚜렷한 상승세는 없지만 점차 2019년 상반기까지의 슬롯을 채워가고 있어, 선주들의 여름휴가 이후인 9월부터는 선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7~8월 가장 신규수주가 양호할 조선사는 현대미포조선으로 꼽혔다. 7월 중순 현재, 16억 달러의 목표를 거의 달성했으며 연간 수주는 2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오른 선가에 수주를 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옵션 물량까지 포함하면 2019년 상반기까지 슬롯이 대부분 채워진 상태다. 즉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의 보릿고개만 넘긴다면 2018년 하반기부터 빠른 매출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2014년부터 최대 리스크였던 시추설비 리스크가 점차 걷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2일 드릴링업체 Ensco는 Shell과 나이지리아 해상에 투입될 드릴십 3척의 용선계약을 맺었다. 이 중 2기는 삼성중공업이 기인도한 드릴십이고, 1척은 인도 지연돼 삼성중공업 야드에 앵커링 중인 ‘DS-10’이다. 연초 2019년 인도 연장에 합의했으나 올 3분기 조기 인도하게 돼 850억원의 잔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또 지난 주 대우조선해양은 트랜스오션에 드릴십 1척을 인도했으며 잔여 2척도 연내 인도된다. Ensco는 나이지리아 해상에 미용선 상태의 기존 드릴십을 투입하는 것이 아닌, DS-10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드릴링업체들은 첨단사양의 드릴십을 선호한다. 삼성중공업은 6척의 미인도 드릴십을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용선계약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점차 드릴십은 인도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op pick은 52억달러의 수주를 달성하고 시추설비 리스크가 본격 하락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을 유지한다"면서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Ensco의 주가와 correlation이 0.8에 가까울 정도로 시추설비 시장 리스크에 할인률이 컸다. 그만큼 밸류에이션 회복도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현대미포조선도 꼽았다.
이 연구원은 "3분기는 현대미포조선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 대형사와 달리 PC선 위주로 신조문의가 비교적 꾸준해 전통적 비수기인 7~8월에도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감안 시 선가 상승도 가장 빨리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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