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디젤)차 앞날에 하루가 멀다하고 바람 잘 날 일이 없다. 경유세 인상 소식이 불거진데 이어 수면 아래 있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또다시 벌어지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는 뒤로 밀리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 집계결과 올 상반기 판매량은 5만9238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1.7%나 감소했다. 4만8255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40.9%의 성장세를 보인 가솔린 차량과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디젤차는 지난 몇 년간 경제성과 합리성을 무기로 성장했지만 폭스바겐 사태 이후 부정적 인식이 생기면서 점차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 환경은 디젤차에 더욱 좋지 않다.
정부는 디젤차를 미세먼지 주범으로 여기면서 해결책으로 경유세 인상 카드를 만지고 있다. 당장은 경유세 인상이 없다는 방침이지만 개편 가능성을 열고 조세정책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언제든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독일 언론은 독일 다임러그룹이 배출가스 조작 장치를 단 차량을 유럽과 해외 시장에 100만대 이상 판매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독일 검찰은 다임러의 조작 장치가 OM642, OM651 두 종류 엔진을 탑재한 차종에 설치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배출가스 조작 장치 장착 여부가 의심되는 벤츠 차량이 국내에 47종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해당 차종의 국내 판매 대수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벤츠 차량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제작된 OM642와 OM651 두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종들로 알려졌다. 두 엔진은 사실상 벤츠의 주력 디젤 엔진으로 대부분 차에 들어가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에 어떤 파급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문제를 일으킨 폭스바겐은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차량이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단 한대도 차를 판매하지 못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