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최웅 인턴기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정치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 자유통일을 이룩해 미래세대로 하여금 대한민국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11일 정치적 이익과 권력만을 좇던 당을 환골탈태시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과거 '친박(친박근혜)정당'으로 대변됐던 권력지향적 집단에서 벗어나 보수우파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홍준표 대표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국당 개혁의 선봉장에 선 류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집권해온 자유한국당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했다"며 "가치의 추구와 실현보다는 권력 자체의 획득과 유지해만 몰두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보다는 권력을 이용한 개인과 집단의 이익과 영달에 함몰돼 유권자를 외면한 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망각하고 말았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류 위원장은 "정치는 국민의 가치를 대변하고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당대의 가치는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다음 시대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가능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 혁신의 목표는 당을 이러한 가치의 실현을 위한 조직으로 환골탈태 시키는 작업"이라며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는 말로 맺음했다.
이후 류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바른정당과의 보수 대통합 가능성에 대해 "현실정치의 구체적 현안들은 제가 뭐라 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는 게 제가 할 일"이라며 "그 원칙과 대의가 갖춰지면 그 다음에 전투 현장에서 하나하나의 선택은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홍 대표는 류 위원장을 선두로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될 혁신위원회에 당의 인적·조직·정책혁신 등 3대 혁신작업의 전권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류 위원장의 혁신 청사진이 '신보수주의' 운동을 기치로 내건 홍 대표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류 위원장은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을 지냈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와 박정희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보수 진영 인사다.
당 안팎에선 보수 색채가 짙은 류 위원장이 전면에 서면서 중도 지지층 확보나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당내 친박 인사들을 요직에서 배제하고 친홍(친홍준표) 체제를 굳히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류 교수가 뉴라이트 계의 대표인사로 보수의 이념적 결집에 몰두해 왔던 인사라는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최웅 인턴기자 choiwo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