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선주들과 최종계약 앞둬…한진중공업·성동조선도 잇단 수주
수주 숨통 트였지만 회복단계까지 2~3년 전망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조선 '빅3'에 이어 중형조선사들도 수주 숨통이 트였다. 그동안 수주 실적이 부진했던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이 지난달부터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이달에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유조선 수주 소식을 앞두고 있다.
4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그리스 선주들과 유조선 10척(옵션 4척 포함)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골든 에너지는 STX조선해양에 총 1억48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유조선 4척 건조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골드도 척당 3200만달러(약 368억원) 규모의 유조선 2척을 주문했다. 수주물량은 확정된 6척 외에도 옵션 계약 물량이 4척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은 전날 1년여 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하고, 정상회사로 다시 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거래에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이것이 해결이 된 셈"이라며 "다행히 선가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어 앞으로 수주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4월에도 유조선 4척(옵션1척 포함)을 수주했었다.
특수선을 전문으로 하는 한진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고속정 9척을 수주했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해군의 차기고속정 4척, 다목적 훈련지원정 1척, 군수지원정 3척 을 포함해 총 3325억원에 달하는 건조계약을 맺었다. 또한 해군의 차기 고속상륙정의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외주 창정비 사업계약을 171억원에 체결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주 노조가 구조조정에 동의해 다음 주 중 11만5000t급 유조선 7척을 최종 수주 할 수 있게 됐다. 이 물량은 지난 5월 그리스 선주사와 계약하기로 한 것이다.
중형조선사들의 잇따른 수주 낭보는 일감이 메말랐던 조선소 해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수주가 한건도 없었던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순환휴직 중이다. STX조선해양은 내년 1월에, 성동조선해양은 오는 11월에 건조 완료 단계에 있는 선박들을 모두 인도된다. 6~7월에 수주한 물량들은 반년 정도 걸리는 설계 기간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올해 말부터 건조가 시작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건조에도 철판을 자르고 블록을 만드는 '선행공정'과 전기, 파이프, 기계공사를 하는 '후행공정'이 있는데, 선박 건조가 1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까진 일부 공정에서 일감이 없는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며 "수주 숨통은 트였지만 회복 단계에 들어서려면 2~3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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