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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여름을 견디는 힘이 되어 주는 감자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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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여름을 견디는 힘이 되어 주는 감자요리 감자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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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텃밭에 봄이 되면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어 초여름쯤이면 잎이 자라고 열매를 맺어 하나둘씩 수확을 시작한다. 우리 집 밥상에 올릴 만큼만 나는 것도 있고, 주변 지인들과 나누어 먹을 만큼 많이 나는 것도 있으니 아침저녁으로 살펴보고 그때를 기다린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텃밭에서 얻는 큰 기쁨 중에 하나는 감자캐기다. 옛날부터 구황작물로 알려져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채소로 여기지만 올해는 봄가뭄이 유난히 심해 마치 영화 ‘마션’에서 물도 공기도 없는 척박한 우주에서 홀로 남겨진 주인공이 구조를 기다리면서 가져간 식량인 감자로 싹을 틔우고 키우는 장면과 같았다.


봄에 일찍 파종해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캐는 감자는 밥상의 주인공이 된다. 5월 말에 감자꽃이 피고 본격 여름으로 접어드는 하지가 가까워지면서 땅속의 감자가 자라 밭 흙을 밀어내어 땅이 갈라지면 약간씩 말라가는 줄기 밑으로 감자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하지 즈음하여 감자를 수확하게 되고 그때 감자를 ‘하지감자’로 부른다.

하지 감자는 껍질이 얇고 맛도 좋으며, 차가운 성질이 있어 여름을 견디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지만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섬유질, 철분, 마그네슘뿐 아니라 우리에게 꼭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칼륨 성분 때문에 알칼리성 식품으로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어 준다. 육식이 주식이 되는 유럽이나 북미의 식탁에서 다양한 감자요리, 감자 가공법이 발달한 데는 이런 이유가 때문이고 옛날에는 감자가 악마가 먹는 음식이라고 누명은 쓰기도 했지만 지금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한 끼 식사를 해결해주는 든든하고 고마운 작물이 된 것도 감자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션’의 주인공이 우주에서 긴 시간을 견뎌내게 해 준 것도 아주 어긋난 설정은 아닐 수 있다.


포슬포슬은 감자는 소금을 넣어 그대로 삶은 찐 감자는 지금 먹어야 하는 필수 간식, 쓱쓱 갈아서 부친 감자전,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끓인 칼국수, 꽈리고추랑 조린 감자조림, 무보다 맛있는 감자 넣은 생선조림류는 여름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찹쌀풀 대신 감자를 푹 끓여 담은 열무물김치는 여름 별미 김치가 된다. 당분간 오늘 저녁은 반찬은 고민하지 않고 감자요리로 선택해 본다.


이미경(요리연구가, 네츄르먼트, http://blog.naver.com/pou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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