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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서울 자사고·외고 4곳… "다행이다" VS "안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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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서울 자사고·외고 4곳… "다행이다" VS "안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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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자립형사립고와 외고 4곳에 대해 재지정 결정을 내리자 학부모와 보수 교원단체는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일각에서는 안일한 '일반고 전성시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8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외고와 장훈고, 경문고, 세화여고 등 자사고 3곳과 영훈국제중이 운영성과 재평가에서 기준점 60점을 넘겨 모두 재지정됐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이 부임초기부터 '일반고 전성시대'를 추진했으며, 최근에도 자사고·외고 폐지 입장을 꾸준히 내비친 만큼 이번 발표는 전국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됐다.


하지만 이 날 조 교육감은 "5년마다 이뤄지는 재지정 평가를 통해서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고 일부 부실 자사고와 외고만 일반고만 전환할 수 있는 등 전체적인 고교 체제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하며 자사고·외고의 선발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시기로 조정하고 설립 근거 조항을 삭제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정책 로드맵이 먼저 나온 뒤에 그를 따라가겠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섰다.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이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교총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 조 교육감의 자사고·외고 폐지 방침으로 학교와 학생, 학부모와 교원 모두가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만큼 이번 발표는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며 "이처럼 많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강하게 반대를 외치는 이유와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사고·외고를 보완해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살아남은 서울 자사고·외고 4곳… "다행이다" VS "안일하다" 지난 27일 전국외국어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이화외고에서 총회를 열고 외고 폐지 정책을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상임대표도 "서울교육청의 결정은 다행스러운 결정이자 당연한 결정"이라며 "그동안 자사고·외고 폐지 방침 추진으로 인한 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학부모와 학생, 학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 추진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자 해당 학교의 학부모들은 결사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26일 자사고학부모연합(자학연)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시내 자사고 학부모 2000여명(경찰추산 15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외국어고학부모연합회도 27일 서울 이화외고에서 총회를 열고 대표를 선출, 외국어고 폐지 정책을 전면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살아남은 서울 자사고·외고 4곳… "다행이다" VS "안일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자사고 학부모 등 이해집단들의 교육공약 흔들기 관련 비판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 결정으로 고교체제 개선의 동력이 한 풀 꺾였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서울지역의 특권학교 모두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일반고 정상화를 바라는 서울 시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반면 진보성향의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다소 차분한 입장을 밝혔다. 사걱세는 논평을 통해 "이번 재평가 결과는 해당 학교의 교육적 성과가 뛰어났다는 것이 아니라, 2년 전 심각한 부실함이 일부 나아졌다는 의미로써 현재 논의되고 있는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해 아무 의미 없는 결과로 판단된다"며 "해당 고교가 재지정 지표 기준에 미달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외고와 자사고의 존재 자체가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한 언론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외고·자사고 존폐 여론조사에 따르면 폐지(52.5%) 의견이 유지(27.2%) 의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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