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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진상승객 철퇴] 때리고 욕하고 드러눕고…진상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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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28일 대한항공이 진상 승객에 대한 탑승을 거부하는 '노플라이' 제도를 국내 최초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기내 난동 사례가 많았다는 의미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고객 서비스'에 방점을 찍고 난동 고객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이제는 그 도가 넘어섰다는 지적에 따라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20일 베트남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480편. 국내 중소기업 대표의 30대 아들 임씨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난동을 부렸다. 술에 취해 옆자리 승객에게 시비를 걸고 얼굴을 때리고, 말리는 여승무원의 배를 찼다. 출장차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있던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도 폭행했다.

여승무원들이 그를 포승줄로 자리에 묶었지만 화장실을 가겠다며 풀어달라고 한 뒤 다시 난동을 부렸고, 기내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그가 저지른 난동장면은 미국 가수 리차드 막스 페이스북에 공개되면서 임씨는 사건 9일 만에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항공보안법상 기장 등 업무방해상해, 재물손괴, 폭행 혐의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여객 수는 1억391만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넘어섰다. 국제선 여객은 700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하는 등 급증 추세다. 늘어나는 여객수와 비례해 증가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기내난동객이다.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 유형은 여러가지다. 술에 취해 옆 승객에게 시비를 붙이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일행끼리 싸움이 벌이며 소란을 피우는 경우도 있다. 여승무원의 신체를 만지거나 만남을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4월에는 부산에서 괌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치과의사 A씨가 맥주를 마신 뒤 화장실에 숨어 담배를 피우다가 승무원에게 발각돼 제지되자 주먹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A씨는 기내서비스로 제공되는 맥주를 연거푸 마신 뒤였다. 기내 난동객의 대부분은 과도한 음주에서 비롯된다. 지난 2015년에는 가수 바비킴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여승무원의 허리를 껴안고 "어느 호텔에 묵느냐"고 묻는 등 추행을 벌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기내에서 물품을 던지고 부수며 부부싸움을 벌이는 난동객들도 있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50대 한국인 여성 이모씨는 기내에서 부부싸움을 벌여 최근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2014년 12월 미국 애틀랜타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036편 비즈니스석에서 와인 2잔을 마신 뒤 남편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며 고성을 지르고 접시를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씨는 3시간에 걸쳐 남편에게 폭언했으며, 승무원이 남편을 1층으로 대피시켰다는 이유로 700만원 상당의 스탠드 전등을 부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여승무원의 배를 발로 찼고, 여승무원이 뒤로 넘어지면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남성 승객들이 여승무원들에게 치근거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3월에는 애틀랜타발 인천행 KE036편에 탑승한 외국 국적의 한 남성이 여성 승무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지속한 혐의로 인천공항경찰대에 인계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남성 승객은 자신의 셔츠가 물에 젖자 여성 승무원에게 "셔츠를 벗을까?"라며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시작했고, 디저트로 서비스된 아이스크림이 " 너무 딱딱하지 않냐", "옆에 앉아 나와 와인을 마시자" 등 성희롱 발언을 지속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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