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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여기가 거가?"…진화한 상생매장, 지역주민·상인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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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여기가 거가?"…진화한 상생매장, 지역주민·상인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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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노브랜드 구미 '청년 상생스토어' 오늘(27일) 개장
5일 장날을 제외하면 손님 끊긴 구미 선산봉황시장
시장 상인과 지역주민 모두 "상생 효과" 벙긋
김천지역 주민도 30분 운전해 구경

[경북 구미 =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여기가 거가?”


2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 입구. 부인과 함께 5일장을 찾은 김은석(61 구미시 봉곡동)씨가 노브랜드 매장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이날 문을 연 이마트의 노브랜드 매장이 있는 시장상가 2층으로 올라가니 아직 비어있는 매장부터 눈에 들어왔다. 김씨는 “이리로 가는교?”라며 매장들을 따라 걷자 마침내 건물 안쪽에 있는 ‘노브랜드 창년 상생스토어’에 도착했다.

상생스토어는 이마트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두 번째 매장이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PL)인 노브랜드 제품을 파는 매장을 전통시장에 입점시켜 노브랜드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시장도 붐비게 만드는 상생 전략이다. 첫 매장은 충남 당진에서 시작했다. 이날 오픈한 구미 매장의 경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중간에 ‘청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노브랜드 매장 옆에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매장인 ‘청년길’을 만들어 이들 매장을 둘러보지 않고는 노브랜드 매장에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이날 찾은 상생스토어는 선산시장 A동 2층 1652㎡(500평) 규모로 조성됐다. 1층에는 전통시장 상가가 모여있다. 2층 청년길은 250평 규모로 지역농가에서 가져온 버섯과 유아복 가게, 분식집, 사진관까지 들어섰다. 청년길 옆에는 노브랜드 매장(125평)과 알록달록한 공이 가득 찬 어린이 놀이터와 컵만 구입하면 무한리필이 가능한 노브랜드 커피숍도 있다. 곳곳에는 의자와 테이블은 물론, 무선인터넷까지 갖춘 쉼터도 마련됐다. 첫날이지만 구경을 나온 손님들로 붐볐다. 성산읍에 거주하는 황선연(여·77)씨는 “마트와 옷가게 등 이것저것 많이 들어왔다”면서 “동네에 이런 시설이 생기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


5일장이 열린 이날 선산봉황시장은 입구부터 새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부터 인심좋은 시골장 분위기 물씬 났다. 여름의류와 신발 등 공산품과 마늘과 파, 감자, 수박과 살구 등 각종 야채와 과일을 펼쳐놓고 파는 상인들과 이를 구경하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2일과 7일 장이 열리지 않는 날은 상인들만 시장을 지켰다. 국가 예산을 받아 조성된 청년몰도 목표매장(22개)에 절반에 그칠 정도로 참여가 부진했다.


이번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유치한 장본인은 이 시장 청년몰에서 창업한 김수연(여·39)씨다. 2015년부터 선산시장에서 천연비누 등을 팔던 김씨는 올해초 상인들을 설득해 상생스토어 유치를 시작했다. 선산시장 2층에 23년째 비어있는 공실에 노브랜드를 유치하면 장이 열리지 않는 날에도 집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박성배 시장상인회장은 직접 이마트에 공문을 입점을 요청했다. 김씨는 “우연히 당신 상생스토어 이야기를 듣고 우리 시장에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르포]"여기가 거가?"…진화한 상생매장, 지역주민·상인 '활짝'



이마트는 이번 상생스토어에서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노브랜드 제품을 판다. 1200여개 제품 가운데 60%가 중소기업 제품이다. 이창렬 이마트 CSR팀장은 “선산시자에는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이 없다는 시장 상인들의 요구로 신선식품 중 수산물만 판매한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70%로 확대해 중소기업의 판로를 확대하는데 돕겠다”고 강조했다.


첫 날 ‘상생 전략’은 적중했다. 선산시장 1층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이동선(72·여)씨는 “우리집은 참기름 등 예약손님이 많아 타격은 없지만, 그동안 손님들이 많이 없었다”면서 “젊은 사람들도 장사하고 손님들이 많이 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 김천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찾아온 여미정(49·여)씨는 “딸아이가 노브랜드 제품을 좋아해서 오늘 오픈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면서 “김천 이마트의 경우 노브랜드 컵밥이 들어오자마자 품절돼서 구할 수 없는데 여긴 넉넉하게 있다”고 반겼다. 그는 앞으로 자주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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