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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 제주도 갔다 똥냄새에 기절한 사연…'청정 제주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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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 제주도 갔다 똥냄새에 기절한 사연…'청정 제주의 굴욕' 제주 흑돼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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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휴가를 맞아 제주 일대를 여행 중이던 A씨는 한적한 민박집에 여장을 풀었다가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약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민박 주인은 꼬릿한 악취가 인근의 축산 농장에서 날아온다고 했다. 돼지농장의 분변처리 과정이 미흡해 바람이 불 때면 바닷가 마을로 악취가 날아 온다는 것이다.

최근 제주에서 축산 악취에 고통 받는 이들의 민원이 부쩍 늘었다. 2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합쳐 2014년 306건이던 악취 민원이 2016년 668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축산 악취는 오랜 기간 제주도의 골칫거리였다. 지역 명물로 이름난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 악취의 주범이었다. 퇴비사, 분뇨에서 풍기는 냄새로 민원이 잇따르자, 지자체는 지난 2015년 양돈장 냄새 70% 줄이기를 목표로 '양돈장 냄새 저감 혁신 3개년 계획'을 시행했다. 당시 지자체는 이 사업에 711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악취는 농장 뿐 아니라 하수처리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지난해에는 제주시 하수량의 91%, 하루 13만t의 하수를 처리하는 제주시 도두동의 제주하수처리장이 입길에 올랐다. 하수 처리장이 생긴 1994년 이후 22년째 이 지역은 악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유입 침출수, 음식물 배출수 같은 하수량이 늘어나 제대로 오폐수를 처리하지 못했다.


하수처리의 핵심인 미생물이 사멸되고, 처리장 시설이 노후화되어 정화기능이 마비될 정도에 이르렀다. 지역 언론은 기준치의 5배까지 초과하는 오폐수가 그냥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고발했다.


하수처리장 악취로 해녀와 숙박업 종사자의 민원이 빗발쳤다. 마을 주민은 하수처리장 인근에 '악취체험 천막'을 설치하고 행정 공무원에게 항의했다. 결국 제주 상하수도본부는 전문가를 투입해 악취저감 작전에 들어갔다. 본부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시설을 개선하고 제주하수처리방증설사업을 202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같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여름철 제주도는 또 한 차례 악취와의 전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돼지 축사의 환기량과 환기 시간이 늘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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