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장 "재벌개혁 방안 다음주 밝히겠다"…재계 "투자 위축되지 않을 지 걱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개혁 방안에 대한 구체화된 내용을 다음 주 공개하기로 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벌 개혁에 대해 4대 그룹, 10대 그룹에 집중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다음 주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크게 말씀을 안 드렸지만 앞으로 구체적 얘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학계에 있을 때 '재벌개혁론자'로 분류됐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말을 아꼈지만, 공식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재계는 김 위원장이 실제로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지는 않을 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원장 취임 직후에 내놓은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공정위의 행보를 긴장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업과 공정위의 관계를 고려할 때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 쪽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들도 김 위원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부터 경총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친 뒤 분위기가 냉랭해진 것도 조심스러운 행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을 둘러싼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재벌 개혁 관련 법 개정 노력을 이어가겠지만,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안은 실천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김 위원장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4대 그룹을 찍어서 몰아치듯이 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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