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낙마시키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NN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지인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도 쫓아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경질한 데 이어 특검마저 무력화해 화근을 미리 제거하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뮬러 특검 해임' 시나리오는 이미 지난 주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변호인단 소속인 제이 세큘로 변호사는 지난 10일 ABC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를 해임할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이 그렇게 할지, 하지 않을지에 대해 전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만약 (뮬러 특검에 정치적) 편견이 있다면 그것은 대통령과 참모들이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가 예고한 대로 다음 날 미국 언론들은 연방선관위 보고서를 토대로 뮬러 특검팀 소속 수사관 4명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측에 후원금을 기부한 인사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원들이 특검이 공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가 어떤 사람(수사관)들을 고용하는지 보라"면서 "특검에 대해 재고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 이번 특검은 코미 전 국장이 의도적으로 뉴욕타임스(NYT)에 정보를 유출하며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의회가 나서서 이번 특검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그의 측근들이 뮬러 특검 흔들기를 위한 파상 공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특검 해임은 엄청난 역풍도 몰고 올 전망이다. CBS 방송은 코미 전 국장 경질에 이어 뮬러 특검마저 해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악몽'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며 자신을 압박해오던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했지만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켰던 자충수로 평가된다.
한편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13일 열리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공개증언에 나선다. 세션스 법무장관은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대선 캠프의 핵심 인물로 러시아 내통설의 '몸통'으로 지목돼 왔다. 그는 코미 전 국장의 해임에도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세션스 장관의 공개 증언도 트럼프 대통령 측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백악관은 이날 세션스 장관의 의회 증언과 관련, 상황에 따라 증언 등을 거부할 수 있는 대통령 행정 특권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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