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울 강남 및 세종, 부산 등 부동산 투기 지역 현장 조사 예고
정부 조준 지역 외 분양시장 '떴다방' 기승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국토교통부가 12일부터 서울 강남 4구 및 세종시, 부산 등 집값이 불안한 일부 지역의 현장 조사에 돌입하자 정조준한 지역 외에서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기승을 부리는 이상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 규제 예고의 사각지대에 아파트를 사려는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는 일종의 '풍선효과'인 셈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개관하는 견본주택 중 부동산 현장 조사 지역으로 예고된 서울 강남 및 세종, 부산 지역 물량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송도아트포레 푸르지오 시티, 경기 남양주 다산지금 신안인스빌 퍼스트포레, 충남 천안두정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 경남 진주혁신도시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 경남 사천 KCC스위첸, 경기 군포송정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3, 강원 양양 우미린 디 오션 등으로 모두 투기 과열지역과는 무관한 곳이다.
앞서 지난 주말 전국 8곳에서 분양에 나선 9472가구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 중 정부가 부동산 투기 과열 지역이라고 판단하는 지역 물량은 부산의 '가야 센트레빌' 단 1곳에 그쳤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기 단속에 나서겠다고 예고하자마자 무섭게 들끓었던 진원지가 갑자기 숨죽이며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이번 현장조사에서 빠진 사각지대는 막판 불법 전매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주말 문을 연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은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과 더불어 떴다방까지 가세하며 견본주택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약 30여명의 떴다방은 견본주택 앞에서부터 서울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까지 이어지는 길목 곳곳에서 "초피(청약 당첨 후 바로 파는 것)만 5000만원 주겠다", "계약금도 매수자가 대신 내 주겠다"면서 불법 전매행위를 부추겼다.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을 찾은 주부 오모(37)씨는 "입장까지 2시간 넘게 걸렸다"면서 "목동과 가깝긴 하지만 목동학군을 공유하는 단지는 아니라서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몰릴 줄 몰랐다"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 역시 "실수요자 뿐아니라 투자자들도 상당수"라며 "실수요자들의 경우 대출이 어려워지기 전에 청약통장 쓰자는 분위기가 강하고 투자자들의 경우 막차타자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 주말동안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을 다녀간 방문객은 3만2000여명이 넘었다. 같은날 개관한 힐스테이트 미사역 역시 3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시장의 이상 과열 열기가 사각지대로 고스란히 이어진 것을 보면 여전히 새 아파트 대기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11·3대책 이후 시장이 상당부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상태에서 새 정부가 규제를 예고한 상태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규제가 나오기전에 서두르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도 정부 규제가 나와 시장이 위축됐다가도 이후 금세 회복하는 등 일종의 학습효과가 수요자들 사이에서 번진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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