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고용연금부 장관 국조실장에…여론조사 결과 영국민 48%, 메이 총리 사퇴 원해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지난 8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에서 패한 영국 집권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1일 개각을 단행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메이 총리가 데미언 그린 고용연금부 장관을 국무조정실장에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국조실장은 내각의 선임 장관으로 부총리급이다. 그린 장관으로서는 사실상 승진인 셈이다.
공석이 된 고용연금부 장관에는 데이비드 고크 재무차관이 임명됐다. 그레그 클라크 기업에너지부 장관, 저스틴 그리닝 교육부 장관,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은 유임됐다. 반면 리즈 트루스 법무장관은 재무차관으로 강등됐다.
조기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잃은 메이 총리는 거센 사퇴 요구에도 민주연합당(DUP)과 합의해 소수 정부 총리로 남겠다고 밝혔으나 야당은 물론 여당ㆍ내각에서마저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의 조사 결과 영국민 48%가 메이 총리의 사퇴를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가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의견은 38%에 불과했다.
'누가 총리직에 적합한가'라는 질문 항목에서 메이 총리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동일한 응답률을 얻는 데 그쳤다.
현지 언론들은 장관 5명이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과 접촉해 그가 메이 대신 총리 자리에 앉을 경우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존슨 장관은 트위터에서 "메이 총리를 지지한다"며 보도 내용에 대해 부인했다.
메이 총리 취임 직후 경질돼 현재 일간 이브닝스탠더드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은 B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리더십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데드 우먼 워킹(Dead woman walking)'"이라고 꼬집었다.
'데드 맨 워킹'은 원래 사형수가 형장으로 걸어가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파멸이 예정된 상황에서 초연히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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