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11일 내정된 안경환(69ㆍ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법무행정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 지향을 가장 폭넓게 반영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참여정부를 포함한 '민주정부 10년' 미완의 과제를 풀어내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명예교수는 1995~2000년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시민사회 일선에서 대표적인 '진보ㆍ인권 법학자'로 이름을 알렸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2006~2009년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냈다. 인권위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출범했다.
인권위원장 임기 만료를 약 4개월 앞둔 2009년 7월 이명박 정부의 인권의식을 비판하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독립 기관인 인권위를 정부가 대통령 직속으로 바꾸려 하고 조직을 대폭 축소한 것이 단초였다. 인권위의 정책ㆍ제도 개선 권고 수용률은 노무현 정부 때 54.6%에서 이명박 정부 때 35.1%로, 박근혜 정부(2013~2015년)에서는 29.6%로 줄었다.
역시 참여정부 때이자 강금실 법무장관 재임 중인 2003년에는 법무ㆍ검찰 개혁을 위한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2004~2005년에는 대검찰청 감찰위원으로 활동하며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에 관여했다. 한국헌법학회장, 전국법대학장연합회장 등을 역임한 그는 현재 공익인권재단 '공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문 대통령이 비(非)검찰 출신 인사를 법무장관에 기용할 것이란 전망은 당선 직후부터 흘러나왔으나 변호사ㆍ판사 출신도 아닌, 비법조인 학자를 발탁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도 파격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발탁하고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된 고위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키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위한 정지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왔다.
문 대통령이 비법조인인 안 교수를 법무 수장으로 지명했다는 건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개혁을 포함해 법무부의 탈(脫)검찰화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 명예교수는 2012년 11월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내 '미래캠프' 산하 새로운정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경남 밀양이 고향인 안 명예교수는 부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원을 졸업했다. 국제기구조정위원회(ICC) 부의장, 아시아국가인권위원회포럼 자문위원 등도 역임했으며 현직 국제인권법률가협회(ICJ) 위원이다.
그는 이날 법무부를 통해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 문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존중의 정신과 문화가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