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계수 0.9…삼성전자 등 IT비중 커지면서 상관성 높아져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올해 코스피시장은 미국 나스닥시장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와 나스닥지수의 올해(지난 5일 기준) 상관계수는 0.90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의 상관계수가 각각 0.69, 0.78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전문가들은 통상 상관계수가 0.5 이상이면 유의미한 상관성을 띠는 것으로 해석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 내 삼성전자를 위시한 IT업종 비중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IT 기술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나스닥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코스피가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나 대형주 중심의 S&P 500지수보다는 나스닥지수를 더 추종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을 이끈 대표 종목들이 IT기업들이어서 동조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기도 했다. 실제로 코스피와 나스닥지수의 월별 상관계수를 살펴보면 올 1~2월 0.7~0.8 수준이던 수치가 4월 들어 0.93으로 뛰었다. '나스닥 빅5'로 불리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의 꾸준한 상승세에 힘입어 나스닥지수가 사상 처음 6000을 넘어서던 시기이다.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공행진으로 고점 돌파를 향해 내달리던 시기와 일치한다.
코스피가 IT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 변모한 것은 국내 IT산업이 독보적으로 발전한 데 기인한다. 한국거래소 금융시장분석팀 관계자는 "코스피는 한국의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거울상으로 볼 수 있다"며 "전체 산업과 펀더멘털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다 보니 코스피도 IT산업쪽으로 기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5위 내 4개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 네이버)가 IT섹터주이다. 이들 4개 기업의 시총(7일 기준)은 각각 삼성전자 295조9630억원, SK하이닉스 41조1321억원, 삼성전자 우선주 33조5584억원, 네이버 28조8756억원으로 합하면 코스피 전체 시총의 1/4을 넘어선다.
코스피가 IT업종 중심으로 움직이자 거래소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종목을 따로 모아 지수를 개발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가 IT업종을 주로 반영하므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내 우량주를 따로 모아 'KTOP30'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