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실적악화에 "현 경영진으론 매각 진정성 의심"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차이용선(柴永森) 더블스타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금호타이어 지분 42.01%(6636만주)를 9549억8100만원에 사기로 했는데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인수 후 통합(PMI)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8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차이용선 회장은 KDB산업은행과 만나 “올 1분기 타이어업계는 30% 성장했는데, 금호타이어는 줄었다”며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의도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에 매출 6693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금호타이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법인 5개는 245억원의 적자를 냈다.
차이용선 회장은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을 악화시킨) 현 경영진(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한섭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그대로 있으면 매각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경고했다.
채권단도 이달 초에 열린 주주협의회 회의에서 “실적이 악화된 만큼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경영진으로 있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격앙된 상태다. 이에 산은은 박 회장과 이 사장이 금호타이어의 경영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산은은 오는 9일까지 박 회장측에 '금호 상표권 20년 사용'(5년 사용 후 15년 추가) 및 '연 매출액의 0.2%인 사용료율 유지' 여부 답변을 요구했다. 산은은 박 회장측이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달 말 만기인 1조3000억원 차입금과 관련 3개월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차입금 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당장 갚을 능력이 없는 금호타이어는 부도다. 이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산은 등 채권단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금호홀딩스 지분 40%가 넘어가게 된다.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의 요청으로 금호타이어 지분에 설정돼 있던 담보권을 해제하고, 금호기업 지분을 새담보로 잡았기 때문이다. 금호홀딩스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고,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외 특수관계인 8인이 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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