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차장칼럼]일자리 상황판

시계아이콘01분 16초 소요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일자리에 관심을 갖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난 4월 청년 실업률은 11.2%까지 치솟았다. 고용률은 60%에 머물러 있다. 고용 절벽은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설치한 일자리 상황판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이 일자리 상황판의 주요 수치를 수시로 챙긴다고 하자. 청와대 비서실과 관련 부처 장관은 상황판의 수치가 낮아질까 전전긍긍할 것이다. 대통령의 눈밖에 벗어나지 않으려 어찌됐든 일자리를 늘리려 할 것이다. 아마도 문 대통령은 이런 효과를 노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대증적 요법이 과연 일자리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만 올리려 각종 편법이 동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자리 상황판으로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이전 대통령들은 진즉에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대기업ㆍ공공 부문의 정규직 채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공무원을 1만2000명 채용한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상황판을 통해 10대 그룹이나 30대 그룹의 일자리 동향을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오히려 이같은 정책은 공무원과 대기업에만 취업준비생들이 몰리는 현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국내 일자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ㆍ벤처기업에 대한 일자리 정책은 현실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3명 채용하면 그중 한 명의 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2+1 추가 고용제'를 당장 올해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중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곳이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소통을 강조했다. 청와대 비서진들과 격의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초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일자리 정책에 있어서는 과거 불통 정권의 관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고위 임원의 말에 문 대통령이 대놓고 '반성부터 하라'고 호통치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아 보인다. 기업들은 밉보일까 두려워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던 문 대통령이 정작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죄인 취급하는 형국이다. 경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린 그림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조금 늦게 가더라도 기업, 노동계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급히 먹은 밥이 체하기 마련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