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무버에 익숙한 애플, 팔로워로서 어떤 선택했을까
공간 인식해 오디오 조절하고 소음 속에서도 명령 알아들을 수 있어
필립 쉴레 부사장 "홈팟, 집에서 음악 듣는 방식 재정의 할 것"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자타공인 '퍼스트 무버' 애플이 이번에는 한 발 늦었다. 애플이 '홈팟'으로 이미 아마존과 구글이 선점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홈팟은 오는 12월 출시 이후 업계 선두주자인 아마존의 '에코'와 구글의 '구글 홈'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발 늦은 애플은 '팔로워'로서 어떤 묘안을 내놓았을까.
지난 6일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홈팟을 내놓았다. 필립 쉴러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아이팟이 이동하며 음악을 듣는 방식을 재조명했다면 이제는 홈팟이 집에서 무선으로 음악을 듣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아이패드를 공개할 때 만큼 감흥은 없었으나 후발주자로서 애플이 내놓은 홈팟의 차별점은 살펴볼 만하다. 우선 홈팟은 놀랍게도 공간지각능력을 가졌다. 홈팟은 방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감지하고 오디오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음악이 크게 재생되고 있거나 하물며 주인이 멀리 있을 때도 명령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다. 음성 제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마이크로폰 6개 덕분이다.
애플뮤직과의 연동에서 오는 시너지도 상당하다. "시리야, 이 노래 좋은데"라고 말하면 홈팟은 완벽한 음악 전문가로 변신해 사용자의 취향을 학습하고 다른 기기와도 정보를 공유한다. 애플은 "홈팟, 애플뮤직, 시리는 집안에서의 음악 감상에 있어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며, 음악은 광고 없이 바로 스트리밍된다"고 설명했다.
홈팟은 시리에게 불을 켜달라고 하거나, 블라인드를 닫으라고 하는 등 단순한 방법으로 스마트홈 기기들을 컨트롤 할 수 있다. 최신 뉴스, 스포츠, 날씨에 관한 업데이트를 얻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훌륭한 집안의 비서 역할도 한다. 집 밖에 있을 때는 홈팟이 완벽한 홈 허브가 되어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의 홈 앱을 통해 원격 액세스나 홈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필립 쉴러 부사장은 "홈팟은 강력한 스피커 기술, 시리의 지능, 그리고 애플뮤직 라이브러리 전체에 대한 접근을 7인치가 채 되지 않는 높이의 아름다운 스피커 하나에 담아냈다"며 "왜곡 없는 사운드로 집 안 어떤 방이든 풍부하게 채울 수 있으며, 집에서는 유용한 비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홈팟은 12월에 호주, 영국, 미국에서 화이트와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으로 34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iOS 11에서 구동하는 아이폰5s 이상의 모델과 호환된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