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명태·고등어, 정부 비축물량 방출 전보다 더 비싸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수산물 가격이 정부 노력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냉동 물오징어(중품) 1마리 소매가는 지난 2일 기준 3220원으로 평년가(2001원)보다 60.9% 비싸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1945원)보다는 65.6% 올랐다.
오징어 생산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년보다 33% 감소했다. 포클랜드 수역의 원양산 오징어 5800여t을 실은 운반선이 침몰하는 악재까지 겹쳐 소비자 가격이 급등했다.
냉동 명태와 고등어 가격도 오름세다. 명태(중품) 1마리 가격(2531원)은 평년가 대비 14.4%, 1년 전보다 7.5% 높다. 고등어(중품) 1마리는 2277원으로 1년 전보다 7.4% 비싸다.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는 4월17일부터 5월26일까지 비축 물량을 시장에 풀었다. 총 40일에 걸쳐 방출한 규모는 명태 4500t, 고등어 1314t, 오징어 171t, 조기 78t, 갈치 600t, 삼치 35t 등 총 6700여t에 달했다. 해당 수산물은 우선 전통시장 위주로 공급됐다. 남은 물량은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마트, 롯데슈퍼, GS리테일, 농협유통, 수협유통 등 유통업체에 갔다.
앞서 정부는 방출 기간 일부 품목의 생산이 급증할 경우 가격이 오히려 폭락할 수 있어 시장 상황 및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방출 물량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폭락한 품목은 없었다. 냉동 갈치(중품) 1마리 가격(7020원)이 그나마 평년보다 6.3% 싸다. 물오징어(3023원→3220원), 명태(2486원→2531원), 고등어(2208원→2277원)는 방출 직전인 4월14일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
비축 물량 방출에도 수산물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일단 오징어에 특화한 시장 안정책을 또다시 내놨다. 정부는 오징어 가격 안정을 위해 원양선사가 냉동 창고에 자체 보유하고 있는 물량과 현재 국내에 반입돼 하역 중인 물량 중 3300여t을 직접 수매해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대형마트, 전통시장, 도매시장,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등 다양한 경로로 공급해 소비자, 음식점, 소매상, 가공업계 등 실수요자들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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