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태로 가격인상 도미노
"한반기 물가 안정 전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연말 조류독감(AI) 사태로 연초부터 계란과 닭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데 이어 최근 햄버거와 치킨값까지 인상되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선 물가상승이 가격 변동성이 큰 농수산물의 공급부족과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인 만큼 향후 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무게를 두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0% 상승하면 4월(1.9%)보다 더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2.0%를 넘는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에 비해 1.4% 상승했고,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5% 올랐다.
농축수산물(+6.2%)부문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축산물(+11.6%)과 수산물(+7.9%)의 물가가 가장 많이 뛰었다. 공업제품 부문은 전년동월대비 1.4%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석유류 물가는 8.9% 상승하며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농축산물 가격이 이상기후와 수급불균형으로 가파르게 뛰고있는 탓이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경로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물가가 안정을 찾으면 1% 중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이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의 대부분은 지난해 가격이 낮았던 기저효과와 원자재를 비롯한 상품가격 상승이 물가를 견인한 만큼 앞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것.
실제 지난달 물가상승은 기저효과가 컸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오르는데 그쳤지만, 전년동월대비 1.4% 상승율을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소비자물가역시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생활물가는 전월대비 변동이 없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2.5% 올랐다. 신선식품 지수는 전월대비로 2.4%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5.6% 상승했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전월에 이어 식료품과 주택수도, 교통, 음식숙박 등에서 물가가 상승했는데, 이는 식품가격 상승과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이다. 농산물 등 식품가격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공업제품 가격 인상됐고, 보험료 인상 등 개인서비스 가격도 상승하며 올들어 2%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문 애널리스트는 "임금보다 재료가격 상승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과 전년도에 낮았던 기저효과 영향이 동반된 것을 시사한다"며 "이런 추세는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에상되며 4분기에는 기저효과 영향이 약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성장과 경기위축이 지속되면서 수요가 견인하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점도 추가 물가상승이 어렵게하는 요인이다. 문 애널리스트는 "수요측면의 물가압력은 하반기에도 제한적인 전망이고, 높은 실업률로 인해 임금상승압력도 적을 것"이라며 "통화량 증가세 역시 둔화되는 추세이고, 일반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연초대비 2.6%에 불과해 통화수요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와 환율이 급등락하지 않는한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고하저 추세가 예상되며 연간 2% 수준의물가상율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상승보다 정체, 둔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재정확장(추경 등)이 물가상승에 기여를 할 가능성은 있지만, 물가는 상승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다는 안정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고 내다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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