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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한국의 부자들' 찾아오는 패밀리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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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한국의 부자들' 찾아오는 패밀리오피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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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카네기처럼…'가문의 영광' 우아하게 대물려 드립니다"
재벌가문서 만드는 가족투자회사
자산·상속·세금 등 전담 넘어 기업평판까지 관리해주는 역할
외국계 패밀리오피스 업체들, 국내 직접 진출 타진 잇따라
자본시장법 귀속된 신탁업 해제땐 재벌가 합법적 자본시장 거래 유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슈퍼 리치'들 사이에서 가족투자회사인 '패밀리오피스'가 주목받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귀족ㆍ재벌가문에서 시작된 패밀리오피스는 부호들이 집안의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세운 개인 운용사를 의미한다. 한 마디로 가문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현대판 집사'인 셈이다. 지금에 와서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배분, 상속ㆍ증여, 세금문제 등을 전담해 처리해주는 것은 물론,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부자 가문을 유지시키고, 평판까지 도맡아 관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인데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바람이 예고되면서 재벌가들의 패밀리오피스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업체가 국내 수요 급증을 전망, 한국 진출을 타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도 유럽계 패밀리오피스 업체가 국내 진출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만난 한 외국계 패밀리오피스 업체 임원이 국내 직접 진출을 타진해왔다"면서 "그는 세계시장에서도 큰 이슈가 된 이재용 부회장 구속 소식으로 한국에서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대 그룹은 아니지만 중견 재벌가 3ㆍ4세들의 문의가 늘어 자산운용사 형태로 설립할 것이란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부자 3대 못 간다 vs 외국서는 존경 속 수백년 부(富) 지속 = 우리나라 속담에 '3대 가는 부자 없다'는 말이 있다. 부를 쌓기보다 지키는 것이 서너 배 힘들다는 의미다. 20여년전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만 해도 그랬다. 숱한 기업이 무너지는 바람에 이 속담이 현실이 됐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수백년에 이르는 부자 가문이 현대에도 그 부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존경까지 받고 있다. 176년 역사를 가진 멜런 가문 자산은 120억달러에 달하고 핍스 가문(116년 역사)도 60억달러에 이른다. 159년 역사의 록펠러 가문도 선조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엄청난 자산을 사회에 환원했음에도 아직 100억달러의 부를 보유하고 있다. 19세기 말 '철강왕'으로 불렸던 앤드류 카네기의 경우 미국 전역에 남아 있는 200여개의 도서관, 카네기멜론대, 카네기재단 등이 카네기의 이름을 아직도 추모하고 있다.


19세기 기업 지배 구조가 가족기업이었을 때는 이들 부자가문도 2세에게 경영권을 세습했다. 하지만 3세 체제로 내려오면서 상장사인 경우 상속세 부과로 지분율이 희석돼 경영권을 사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또 시장환경의 급변속에 후손들간의 재산 싸움으로 동반 몰락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존 핸콕, 앨리어스 더비, 밴 레스레어 등 경영권을 꾸준히 세습한 일부 가문의 경우 오늘날 자취를 찾을 수 없다.


이에 이들 부자 가문은 재산을 패밀리오피스에 신탁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후손의 미래까지도 책임지고 있다. 먹고살 걱정이 없는 자손들은 예술 등 전문 영역이나 사회공헌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존경도 받고 있다.


◆재벌가 '그림자 금융', 합법적 자본시장 거래로 유도 = 이 같은 미국의 경제발전 단계를 보면 이제 한국도 지배구조 개선 문제가 외부 개혁이 아니더라도 재벌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올해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에 귀속해있는 신탁업 제한을 풀고 한국판 패밀리오피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나서는 것도 변화의 시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반면 이 같은 제도 추진에 대해 재벌가의 사적 재산 불리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탁업법 별도 제정을 통해 누구나 전문 신탁업자를 신청할 수 있어 재벌가의 '패밀리오피스'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벌가의 재산이 양지로 드러나는 순기능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자산운용 방식이 공개되지 않는 재단 대신 재벌가에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거나 재산을 전문 신탁업자에 맡긴다면 그 자금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대체투자나 주식 등 국내 자본시장으로 편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PB는 "최근 국내 30대 그룹에 속하는 한 재벌가문의 3세가 국내 신탁업체와 보유 중이던 비상장 주식 100%를 맡기는 위탁 운용 계약을 체결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비상장 주식을 통한 편법 증여의 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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