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야당과 설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표절, 고교 영어강사로 일했던 부인의 지원자격 미달 문제 등을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년간 칼날 위에 있는듯한 긴장감으로 살았다"며 대부분의 의혹을 반박했다.
◆위장전입·특혜분양 해명…'다운계약서'는 인정=김 후보자는 강남 은마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자식 교육을 위해 그렇게 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부인이 대장암 2기였다"며 "1년간 항암치료를 해도 5년 생존률이 반반인 상황이었다. 당시 강남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위해서 이사를 간 것이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청담동 소재의 아파트 분양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제가 산 아파트는 1층이고 그늘져 미분양이었다. 복덕방을 통해 미분양 사실을 알게 돼 재건축조합 사무실에 가서 직접 계약했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반면 1999년 목동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서는 "2006년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되기 전의 일이지만,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부인 취업 특혜 의혹 "아내, 남편 김상조다 말도 못해"=한 공립 고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일했던 부인의 취업과정 특혜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2017년 후보자 부인 채용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채용 당시 부인 외에도 두 명이 함께 응모했다"며 "채점표를 보니 부인 점수는 3명의 경쟁자 중 최하점이었다. 다른 2명을 제치고 부인이 취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 처는 밖에 나가서 남편이 김상조라는 말도 못했다.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둔 부인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는가"라며 "제 처는 자신의 일로 인해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에 가슴 아파했고, 책임을 통감하면서 학교에 사직서를 내 두 번째 경단녀가 됐다. 국민과 대통령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논문 표절 의혹에 "요청에 의한 것" 사과=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노사정위원회에 제출한 연구용역 보고서와 2002년 학술지 '산업노동연구'에 낸 논문이 동일하다"면서 "3인 공조의 연구실적물을 고스란히 떼어다가 자기 이름으로 학술지에 게재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산업노동연구' 측이 해당 논문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지금의 윤리규정에 비춰보면 미흡한 점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한성대 실화(失火)는 인정= 2011년 화장실 플라스틱 쓰레기통에서 시작된 한성대 화재 사건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화재 사건에 사과하는 뜻으로 발전기금 300만원을 낸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당시 650만원 정도의 피해가 났고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종합소득 신고 때 소액 강의료 수입 신고를 23%가량 누락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누락률이 20%에 달한다는 것은 내가 아는 것과 다르다.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청문회 이모저모=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장에 낡은 갈색 손가방을 들고와 눈길을 끌었다. 모서리 부분과 덮개 부분 손잡이 아래 가죽은 오랜 손길을 증명하듯 벗겨져 있었다.
야당 의원들을 향한 문자 폭탄도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 청문회에 이어 검증 공세의 날을 세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의 휴대전화에 여당 지지자들의 항의 문자가 쏟아졌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저한테 문자폭탄이 엄청나게 온다"라고 전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오는 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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