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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시민여상(視民如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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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시민여상(視民如傷) 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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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지난 촛불혁명 기간 동안 내가 접했던 건배사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진통제-소화제' 세트였다. 주말 오후면 '박근혜 탄핵'을 외치다 종로 을지로 일대 단골 노포에 들러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게 당시 일상이었는데, 한 친구가 "진통제!(진정한 통합이 제일이다)"를 선창하면 다른 이들은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로 화답했다. 원작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촛불 열기를 압축해 표현한 것으로 여타 건배사들과는 맛과 깊이에서 확연히 달랐다.


어제(지난달 31일) 진통 끝에 임명 절차를 마친 이낙연 총리의 취임 일성은 한마디로 '진통-소통'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서는 내각이 내각다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유능하고 소통하며 통합하는 내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조직이 유능해야 함은 직업공무원제의 원리상 기본 중 기본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중도 하차했던 경위나, 나라다운 나라를 명령했던 촛불정신에 비추어 보더라도 진정한 통합이 제일이고, 소통이 제일이라는 이야기다.

나라다운 나라, 정상국가로 가기 위한 최고의 교사는 박근혜 전대통령이다. 박근혜 정부시절 이 나라가 강도떼의 나라로 전락한 것은 대통령을 선두로 한 '불통질',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완장질', 검찰ㆍ언론의 '편향질'에 주된 원인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 '불통-완장-편향질' 3종 세트는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작동됐다. 대통령의 '불통질'이 수하 공무원들의 '완장질'을 불러왔고, 검찰ㆍ언론 등의 '편향질'이 이를 감쌌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3종 세트가 시종 일관되고 지속적 체계적 연쇄적으로 작동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 한 부처의 중견 공무원이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한 바 있다. 국민은 개나 돼지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총리가 '시민여상(視民如傷)'을 강조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말 그대로 '백성 보기를 아픈 상처 보듯 하라'는 의미인데, 원전에 의하면 "백성을 아픈 사람처럼 여기면 이는 그 나라의 복이고 나라가 흥성함에 이른다(國之興也 視民如傷 是其福也)"로 돼있다. 물론 백성을 개돼지로 여겼을 때의 재앙도 경고하고 있다. "백성을 흙이나 티끌로 여기면 나라의 화이니 나라가 망함에 이른다(其亡也 以民爲土芥 是其禍也)." 지금으로부터 2000년도 훨씬 이전인 중국 전국시대 때의 언명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차기 정부 고위 공직자로 지명된 이들 가운데 몇몇 인사들이 5대 인사원칙 가운데 '위장전입'시비로 논란을 빚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공약했던 '고위공직자 인사원칙'이 얼마나 잘 지켜지느냐는 이 정부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문제가 생기면 전 정권처럼 슬그머니 회피하고 깔아 뭉개는지,'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의 궤변을 늘어놓는지 지켜볼 일이라는 거다.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문제가 생길 때 필요한게 특히 소통 능력이다. 위장 전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건조한 형식 논리에 갇힐 게 아니라 고위 공직자의 역량과 도덕성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원칙을 충분히 잘 살릴 수 있는 기준 마련 등을 통한 열린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소통 없이는 화합 없고 통합도 공염불이다. 소통은 논리의 영역이 아니라 공감의 영역이다. 이치로 설득하고, 진정성으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게 진정한 소통으로 가는 정도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지명자들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태도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당사자와 임명권자의 진정성이 관건이다. 물론 최종 결제는 주인 된 국민의 몫이지만.


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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