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서울시가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 돼 있는 천막과 텐트 등에 대한 강제 철거에 나섰다.
시는 ‘탄핵무효를위한국민저항총궐기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가 시의 사전 승인 없이 서울광장에 무단 설치한 천막과 텐트 등 41개 동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지난 1월21일부터 4개월 넘게 장기화되고 있는 서울광장 무단점유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국민저항본부 측과 수차례 면담을 갖고, 서울광장 내 무단점유 물품 자진철거 요청 문서(9회)와 행정대집행 계고서(13회)를 전달하는 등 총 22차례 자진철거를 요청했으나 국민저항본부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시는 국민저항본부 측 시위관계자를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 조치하는 등 대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시는 이와 같은 법적·행정적 조치에도 국민저항본부 측에서 여전히 무단점유를 이어가고 있고 이로 인해 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해야 할 서울광장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광장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위해 더 이상은 늦출 수 없다고 판단, 행정대집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국민저항본부가 서울광장을 무단점유한 1월2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4개월 간 ‘2017 지구촌 나눔한마당’ 등 예정됐던 행사 33건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또 매년 3월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잔디식재도 늦어져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흙먼지가 날리는 등 무단점유로 인한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정대집행에는 서울시 직원, 종로구·중구 등 소방서 및 보건소 등 유관기관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또 만일을 대비해 남대문경찰서의 협조 및 소방차·구급차와 의사·간호사 등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날 수거된 천막과 텐트 등 적치물품은 국민저항본부 측의 반환요구가 있기 전까지 서울시 물품보관창고에 보관될 예정이다. 국민저항본부 측에서 모셔놓은 천안함, 연평해전 등 위패 50여개는 전문 상조업체 직원이 정중히 모셔, 추후 국민저항본부에 반환할 예정이다.
시는 행정대집행 후 곧바로 추가 잔디식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앞으로 4주가량 잔디 식재와 화단 조성 등 작업을 진행해 다음 달말쯤 시민들에게 광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이번 서울광장 행정대집행과 관련, 광화문광장에 설치 돼 있는 ‘세월호 천막’과의 형평성에 대한 일부 지적에 대해 세월호 천막은 범국가적 공감대 속에서 인도적 차원으로 지원한 것이며, 광장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치된 만큼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은 당시 희생자 가족에 대한 범국가적 지원 분위기 속에서 2014년 7월 폭염 속에서 단식을 진행하던 유가족의 건강 악화를 우려해 중앙정부가 요청함에 따라 서울시가 인도적 차원에서 천막을 지원한 것으로, 광화문광장 남쪽에 한정된 공간만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철 시 행정국장은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이용이 보장 될 수 있도록 불법적인 광장 무단사용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대처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서울광장을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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