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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출범 이후 변하는 증시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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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출범 이후 변하는 증시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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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주 지고 정책테마주 뜨고
G2 갈등과 남북경협주 등 강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내 증시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기승을 부렸던 정치테마주가 자취를 감췄고 그 대신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정책테마주가 만들어졌다. 얼어붙었던 주요 2개국(G2)과의 관계 역시 해빙무드로 전환하는 등 증시에 훈풍이 불고있다.


사라진 것(滅↓)=기업의 대표나 임원과 대선 후보가 학연ㆍ혈연ㆍ지연 등 인맥으로 엮여있다는 소문에 그동안 비이성적으로 치솟았던 정치테마주는 소멸되는 분위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주가하락률 상위 20위권엔 약 70%가까이가 정치테마주다. 주가하락률 1, 2위는 반기문 테마주인 성문전자(-77.25%)와 성문전자 우선주(-76.19%)가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우리들휴브레인(-70.6%)과 고려산업(-52.85%), 우리들제약(-43.71%) 등의 낙폭이 컸다. 이재명 테마주인 성지건설(-41.49%)과 김무성 테마주인 엔케이(-43.35%) 등도 눈에띈다.


코스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기문 테마주인 지엔코(-73.14%)와 씨씨에스(-71.95%)가 나란히 하락률 1, 2위에 랭크됐고 다음으로 문재인 테마주인 바른손(-67.1%)이 뒤를 이었다. 안희정 테마주인 백금T&A(-51.48%)와 안철수 테마주인 케이씨피트(58.77%), 유승민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51.79%) 등 정치테마주가 대부분이었다. 코스피ㆍ코스닥 주가하락률 20위권 내엔 반기문 테마주가 가장 많았다.


거래량도 급감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장주라 불렸던 우리들휴브레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지난 3월10일부터 대선 전날까지 일평균 320만주가 거래됐으나 이후엔 210만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안철수 대장주격인 안랩도 일평균 135만주에서 49만주로 급감했다.

만들어진 것(生↑)=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정부의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경제민주화가 근간이 된 경기부양책과 환경정책, 교육정책 등 신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과 연관된 사업을 보유한 종목이 뜨고있다.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 최근 가장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지주회사 전환을 앞둔 상장로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삼인방'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 각각 20.14%, 11.89%, 24.49%씩 상승했다.


그동안 재벌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최근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에 각각 임명돼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지주회사 전환 추진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업계에선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분할합병 방식의 지주사 전환이 이뤄질 경우 자동차 삼인방의 적정주가는 현재 목표주가 대비 약 10%이상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문 정부가 환경정책으로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미세먼지 저감책이다. 문 정부는 이것의 일환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의 일시적 가동중단(셧다운)을 지시했다. 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 공급 차질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체전력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처할 예정이다.


이에 LNG 생산업체나 LNG선을 만드는 조선사들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지만 석탄화력발전 자회사를 보유한 한국전력이나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디젤 연료를 공급하는 정유업계 등은 울상이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이달 들어 8.5% 상승했으나 한전은 7.3%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4대강 테마주도 최근 급등세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했다는 소식에 전날 자연과환경은 상한가로 마감했으며 같은 테마주로 엮인 이화공영(21.64%), 특수건설(7.99%), 혜인(7.89%), 웹스(7.4%) 등도 급등했다.


뒤바뀐 것(反↔)=기존의 침체 분위기가 반전되며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는 종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요 2개국(G2) 악재로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이나 대북관련 종목들이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그동안 화장품, 백화점, 항공, 여행주 등이 고전했었다. 하지만 최근엔 주가가 반전 양상을 띄고있다. 최근 한달간 아모레퍼시픽(17.13%)과 한국화장품(48.68%), 대한항공(9.8%), 아시아나항공(8.9%), 하나투어(4.07%), 모두투어(15.28%) 등 대부분이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국과 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19일 이해찬 특사가 시 주석을 면담한 이후 중국 현지 관광업체에서 방한 문의가 급증하는 등 수요 회복 기대가 커진 덕이다.


미국과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로 자동차 등 수출주의 분위기가 어두웠으나 최근 탄핵 이슈가 급부상하며 회복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곤두박질쳤던 남북경협주도 되살아나고있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남북경협 재개 기대감이 커진 덕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2300선을 넘어선 전날 기준으로 올 들어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신원 우선주(248.18%)다. 이밖에 남광토건(13.1%), 재영솔루텍(10.57%), 인디에프(7.67%) 등 남북경협주 대부분이 상승 흐름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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