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박근혜, 수의 대신 사복 선택한 이유는?

사진=YTN 화면 캡처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지 53일 만에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박 전 대통령은 수의 대신 사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의 사복 차림에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수의를 입어 죄인인 듯한 인상을 남기지 않기 위함이다.

현행법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검찰 조사 혹은 출두 시 수의 혹은 사복으로 복장을 선택할 수 있다. 유죄로 확정되기 전에 죄인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형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제9장은 미결수가 수사·재판·국정감사 등 법률로 정하는 자리에 참석할 때 사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1999년 “미결수에게 재소자용 옷을 입게 하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위헌 결정을 내리고 나서부터 시행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법정에 선 피고인들의 옷차림도 제각각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사복을 착용했다. 반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차은택 씨는 줄곧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최순실 씨는 헌법재판소 출석 때는 사복을 입었지만 형사재판 때는 수의를 입었다.

한편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고무신에 수의를 입고 재판에 참석한 바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