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의 관악산 詩도서관, 새롭게 단장하고 등산객과 주민 맞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사과꽃이 필 무렵. 전생인 듯 낯익은
그 길을 걸어보면 알게 되지
꽃을 피게 한 날씨보다도
그 바람이 맛깔스럽다고
그가 말한 이유를.
-정숙귀 '사과꽃 같은 기억' 중
사랑하는 동료, 가족, 그리고 연인에게 손으로 꼭꼭 눌러 쓴 시 한편 띄워보는 건 어떨까?
낡은 사진처럼 다가온 시 한 구절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그리고 힘겨운 누군가에게 그 어떤 위로보다 더 큰 위안을 안겨줄 지도 모른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하루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관악산입구에 설치된 시도서관을 새단장했다.
전국 최초로 설치된 ‘관악산詩도서관’은 일반도서관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매우 특별한 도서관이다.
한국시와, 서양시, 동시 등 5,303권의 다양한 시집이 비치, 시를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이번 새단장을 통해 시도서관 앞에는 관악산과 어울리는 가로등과 벤치 및 이동서가, 그리고 포토존 등 아름다운 공간이 조성됐다. 이동식 서가에는 시집 약 80권이 비치돼 산행 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시집을 읽으면서 친구와 동료들을 기다릴 수 있다.
또 ‘시항아리’에 비치된 시를 고르거나 스마트폰에 담아 산에 올라 詩心을 키울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 미처 전하지 못했던 평소 마음을 시로 전달할 수 있는 ‘詩로 보내는 편지’코너도 마련됐다. 디자인 우체통과 조형물, 편지지와 봉투, 우표도 비치돼 디지털시대에 사라져가는 손 편지의 낭만을 느껴 볼 수 있다.
이밖에도 ‘관악산詩도서관’에서는 시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시낭송하기, 시편지 쓰기, 읽고 감상하기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2012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시낭송회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일반, 어르신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 4월30일에는 ‘황홀한 고백’을 주제로 음악과 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시낭송회가 개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시도서관 아이디어를 낸 유종필 구청장은 “관악산을 찾는 등산객과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시 한편을 통한 삶의 여유를 전하고 싶었다”며 “함께 즐기고 나누는 시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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