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국제업무 감각·비외무고시
국제사회 통한 북핵문제 해결 주력할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의 외교부 장관 후보자 발탁은 '여성'과 '국제업무 감각' '비(非)외무고시 출신' 등 크게 세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강 특보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 "외교부 국장 이후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하며 국제 외교 무대에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쌓았다"며 "민감한 외교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또 "비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국장과 한국 여성 중 유엔 최고위직으로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ㆍ최고 여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며 "내각 구성에서 성 평등이란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세가지 요소 가운데에도 비외무고시 출신이라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외무고시를 거친 외교부 내부 승진은 안된다'는 여권의 입장이 이번 인사로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 때문이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강 후보자가 유엔국장을 역임하는 등 외교부와 인연을 맺은지 거의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우리 사람'이라는 인식은 약하다. 한 당국자는 "강 후보자를 굳이 내부 출신이냐 외부 인선이냐로 구분한다면 내부에서 발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비외무고시 출신 인사를 외교부 수장으로 발탁한 게 참여정부 이후 처음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첫 외교부 장관으로 윤영관 당시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외무고시 출신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또 강 후보자는 여성인재 중용이라는 현 정부의 방향과도 부합한다.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장관으로 임명되면 외교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장이 탄생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 국가보훈처장에 여성인 피우진 전 중령을 전격 임명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이 현재 맡고 있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는 한국 여성으로는 가장 높은 자리다.
강 후보자가 국제기구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보다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강 후보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재직중인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 2011년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했다. 2013년 4월부터는 재난 등 비상상황에 처한 회원국에 유엔의 자원을 배분하는 유엔 산하기구인 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을 맡았다. 또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구테흐스 당시 당선인의 유엔 사무 인수팀장으로 활동하는 등 10년 이상 유엔에서 근무한 국제기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인권결의안, 북핵규탄 등이 전부 유엔과 관련이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 발이 넓고 업무능력이 탁월한 강 후보자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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